수도권 경매시장서도 집값 거품 꺼진다

2010. 7. 7.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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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에

아파트 등 주거용 쏟아져

낙찰가율도 70%대 하락

금리 오를땐 매물 더 늘듯

서울지방법원 북부 5계에서 지난달 7일 입찰한 서울 노원구 중계동 '무지개 아파트' 4층 전용면적 49.9㎡형은 감정가(2억6000만원)의 74%인 1억9189만원에 낙찰됐다. 이 아파트는 2차례 유찰된 뒤 이날 3번째 입찰에 부쳐지자 무려 34명의 입찰자들이 몰렸다. 이런 낙찰 결과에 대해 현장에선 '초급매물'을 건진 것과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해 수도권의 집값이 하락을 거듭하면서 법원 경매시장에 물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동시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과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도 빠르게 떨어져, 경매시장에서도 집값 거품이 붕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7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의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달 법원 경매에 부쳐진 수도권의 경매 물건은 모두 7325건이다. 이중 수도권 소재 주거용 부동산의 경매 진행 건수는 모두 3232건으로 올 상반기 들어 가장 많았다. 아파트(주상복합아파트 포함)는 모두 1969건이 경매에 부쳐졌고, 연립·다세대 주택도 967건이다.

법원경매에 부쳐지는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은 1월 2684건, 2월 2308건, 3월 2667건, 4월 2869건, 5월 2857건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한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물건도 지난 6월 508건에 이르러 5월 411건, 4월 429건, 3월 401건, 2월 346건에 견줘 크게 늘었다.

이처럼 경매 진행 물건이 늘어난 것은 집값 하락의 영향이 가장 크다. 집값이 감정가와 비슷해지거나 그 이하로 떨어지자 유찰이 거듭되면서 매물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법원 입찰장에는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이 첫 회 입찰에서 낙찰되는 경우가 거의 없고 2회 이상 유찰된 곳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률은 연초의 40%대에서 4월 이후에는 30%대로 떨어졌다.

집값이 떨어지면서 평균 낙찰가율도 80% 이하로 하락했다. 지난달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가율은 올들어 가장 낮은 78.8%를 기록했고, 아파트도 77.8%로 최저를 기록했다. 주거용 부동산의 낙찰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경매 물건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집값이 오를 때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샀다가 이자를 부담하기가 어려워진 집이 팔리지조차 않으면서 급기야 경매로 넘어오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739조원에 달하는 실정에서 금리까지 인상되면 하반기에는 더 많은 집이 경매로 넘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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