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확정된 세종시 부동산 기지개?
수정안과 원안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던 세종시 문제가 원안 추진 쪽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충남 연기군 일대 부동산 시장에 개발 기대감이 돌고 있다. 확실한 개발계획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정부 부처 이전 등으로 인구가 늘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분기 충남 연기군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0.42% 상승해 지난 1분기보다 가파른 오름폭을 보였다. 지난 1분기에 연기군 매매가격은 평균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세종시 해법을 놓고 난상토론이 계속되던 지난해 말에는 지역 매매가격이 1.44% 하락했다. 연초 이후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상승세로 반전한 셈이다.
연기군 조치원읍 인근에 들어섰던 신규 아파트들에도 투자 문의가 다시 이어지고 있다. 조치원읍에 있는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저가로 집을 내놓는 분위기는 지나간 것 같다"며 "최근에는 e편한세상과 자이 등 새 아파트 호가가 수백만 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조치원읍 신흥리 신흥대우푸르지오 109㎡는 국토해양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1월 1억5700만~1억6300만원에 거래됐으나 최근에는 500만여 원 오른 1억68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온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수정안이 최종 부결된 6월 말 이후에는 투자자들 전화 문의가 다시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입주한 새 아파트에도 아직 미분양 물량이 남은 데다 1~3월에 비해 거래가 줄어 문의가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조치원읍 인근에는 신흥대우푸르지오(802가구), 신흥e편한세상(681가구), 죽림자이(1429가구), 죽림우방유쉘(513가구) 등이 2006~2008년에 입주했고, 입주 후에도 일부 중대형 미분양 물량을 판매 중이다.
이 지역에 내년 하반기 7000가구를 비롯해 총 20만가구에 가까운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라는 점도 변수다.
전문가들은 세종시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부동산 시장에 다시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공급이 많은 만큼 성급한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충청권 주택시장에 온기가 느껴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초로 세종시 추진계획이 발표됐을 때는 서울 등 외지인 투자가 급증했지만 당시 투자자들은 결국 장기간 발이 묶였던 경험이 있어 주택시장이 당장 반사이익을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도 "단기적으로는 기대감에 따른 아파트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세종시 자체 공급 물량이 많고, 분양 조건도 좋을 것으로 보여 인근 아파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아 기자 / 이유진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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