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종완의 부동산 돋보기] 버블세븐 집값의 운명은

2010. 6. 25. 08:3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남이 수상하다. 불패에서 필패로 신화가 무너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용산, 마포, 뚝섬 등 도시재정비지구도 마찬가지다.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곳은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와 택지개발이 봇물을 이루었던 용인, 수원 등 수도권 지역이다. 지난 몇 년간 누린 영화(榮華)를 생각하면 지금의 초라한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 만큼 해당 지역 미래를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과연 이들 지역 운명은?

예측이 어려운 때일수록 과학적 이론과 객관적 통계가 더욱 빛을 발하는 법이다.

부동산학 지식을 빌려 보자. 지역분석이나 예측, 유망상품 발굴과 관련하여 '인근 지역 생애주기론'이 유용하다.

부동산은 지리적 위치가 고정된 만큼 지역성이 강하고 지역분석이 중요하다.

지역분석을 위해서는 인근 지역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인근 지역이란 대상 부동산이 속하는 지역으로 대상 부동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지역적 특성을 가진 구역이다.

부동산의 동질적 이용 상황, 즉 사회적ㆍ경제적ㆍ행정적 위치의 동질성에 따라 범위가 결정된다. 생애주기론에 따르면 지역은 개발기→성장기→성숙기→쇠퇴기→재개발기로 구분된다. 부동산 가격도 가치상승-가치안정-가격하락 단계를 거치면서 변화한다. 단계별로 의미를 하나씩 살펴보자.

개발(도입)기란 신도시, 택지지구 개발 등 각종 개발계획이 시작되는 단계로 투기수요가 유입되면서 급격한 지가 상승이 이루어진다. 판교, 광교, 검단, 김포, 파주신도시 등 2기 신도시는 개발기에서 성장기로 진입 중이다.

성장기란 개발이 본격화해 건축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비교적 지가변동률도 높으며 통상 15~20년간 지속된다. 분당, 평촌, 일산,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는 입주한 지 20년이 경과하면서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접어들었다.

성숙기란 유휴지가 없을 정도로 주거용ㆍ상업용 건물이 함께 들어서고 사실상 도시개발이 완료된 단계다. 따라서 인구 유동성이 낮고 사회ㆍ경제적으로 거주자 수준이 최고조에 달하며 부동산 가격도 고점 수준을 유지한다. 주거 쾌적성도 높고 이상적인 직주근접시장이 형성된다. 1960년대 후반부터 개발된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권은 주거지역을 중심으로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쇠퇴기는 노후 건물로 인해 개발이익이 사라지고 지역의 쾌적성, 편의성도 잃게 된다. 상위계층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필터링(filtering) 현상이 일어나며 지가는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건물 유지관리비는 증가하면서 결국 재개발이 이루지는 단계이다.

현재 투자 관점에서 중요한 시기는 재개발기이다.

재개발기란 물리적ㆍ환경적으로 쇠퇴한 지역이나 무질서한 기성 시가지를 재정비하여 도시기능을 재생시키는 단계를 말한다. 국내 재개발, 재건축, 뉴타운, 도시재정비사업지구와 관련성이 높다.

이때 부동산은 개발기와 비슷한 지가 상승, 지역변화 요인이 발생한다. 새로운 도시계획이 수립되고 도시의 공간구조와 기능이 바뀌면서 토지용도와 자산가치가 획기적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용산, 뚝섬, 마포지구를 비롯해 1~3차 뉴타운지구, 압구정 현대, 짐실 주공5단지, 개포주공, 고덕주공 등 재건축단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인근 지역 생애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지역은 유동적ㆍ가변적이며 향후 유망지역이나 입지 선정, 그리고 최유효이용 판단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임을 알 수 있다. 현재 붕괴론에 시달리는 강남권 등 버블세븐 지역과 분당 등 신도시, 용산ㆍ마포ㆍ뚝섬 등 재정비지구 미래가치는 어떻게 변할까?

먼저, 개발된 지 40년이 지난 강남권은 현재 성숙기에서 쇠퇴기로 이동 중이나 최근 재건축이 빨라지고 새로운 고급 주거단지로 변모하면서 쇠퇴기가 경험하는 급격한 가격 하락을 기대하긴 힘들어 보인다.

둘째, 분당 평촌 일산 등 1기 신도시는 현재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진행되는 단계로 인구, 개발요인 등 지역의 변동성은 작고 가격수준도 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셋째, 도심권이나 용산, 뚝섬, 강북권 뉴타운 지구는 재개발기에서 새로운 성장기로 조만간 진입할 예정이다.

인구 유입, 개발 요인 등 성장잠재력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다만 부동산 가격은 이미 선반영된 상태로 향후 개발속도가 최대 변수다. 서울 강남권과 도심권, 신도시 미래는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는 결론이다.

[고종완 고려대 도시개발·자산관리 최고위과정 교수]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A도 모바일로 공부한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