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 이하 서민형 주택도 경매로
경기 불황을 이기지 못한 저가의 중소형 서민형 주택도 법원 경매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흔히 고가의 중대형이 거액의 대출금이나 담보설정 때문에 경매 시장에 많이 나오기 마련이지만주택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이젠 3억원 이하의 서민형 주택 역시 기존 거래 시장에선 소화가 되지 않고 경매로 나오게 됐다.
18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이번달 15일까지 수도권에서의 3억원 이하 서민용주택(아파트.연립.다세대주택 포함) 경매물건은 1211건으로 같은 기간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 전체 물건 수 2026건의 59.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로 주거용 부동산 10건 중 6건은 이제 3억원 이하의 주택으로 채워진 것이다. 올 1월에는 3억원 이하 주택이 1771건으로 주거용 부동산 전체의 55.43%에 불과했다.
주거용부동산 경매물건 가운데 3억원 이하의 주택 경매물건 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부동산시장의 한파가 서민용 주택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속되는 집값 하락으로 거래가 끊기고 수도권 곳곳에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서민용 주택들까지 경매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9월 DTI 규제가 확대되면서 법원 경매에 넘어오는 3억원 이하의 주택 비율이 커졌다. 통상 채권자의 경매신청이 있은 후 입찰에 부쳐질 때까지는 3~6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대출규제로 시장이 침체되고 소형, 저가의 주택들까지 거래가 어려워지자 3억원 이하 서민형 주택은 경매로 넘어온 후 올해 3월부터 대거 입찰에 부쳐졌다.
1월 1771건으로 주거용 부동산 전체의 55.43%를 차지했던 3억원 이하 서민용주택은 2월 1578건,전체주택의 55.14%로 비율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DTI규제 이후 경매로 넘어온 물건들이 본격적으로 입찰에 부쳐지면서 3억원 이하 서민형 주택이 전체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3월 55.67%(1806건) ▲4월 59.36%(2010건) ▲5월 58.92%(1984건) ▲6월 59.77%(1211건 )로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지난해 말과 올 초 경매개시가 이뤄진 물건들이 최근 입찰에 부쳐지고 있다"며 "올 들어 시장이 계속 침체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저가 부동산을 비롯한 경매물건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고 설명했다.
3억원 이하 서민용주택 경매물건 비중을 물건별로 살펴보면 다가구주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다가구주택의 경우 올 초까지만 해도 3억원 이하 물건이 전체 다가구주택 물건의 36~37%를 보였다. 그러나 아파트나 연립보다 환금성이 떨어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 부동산시장까지 침체되자 6개월 만에 경매물건 비중이 10%포인트 가량 증가했다.
이번달 3억원 이하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7.14%로 올 들어 가장 비중이 낮았던 지난 3월보다 5.36%포인트 증가 했다. 연립의 경우 88.42%로 올 초에 비해 변동폭이 크지 않았다.
한편 이번 달 수도권 3억 원 이하 서민용주택의 낙찰가율은 83.27%로 같은 기간 수도권 전체 주거용 부동산 낙찰가율보다 4.34%포인트 높았고 낙찰률도 30.14%로 수도권 주거용 부동산 28.08%를 웃돌았다. 입찰경쟁률은 4.62명으로 4.7명을 기록한 주거용부동산보다 0.8명 낮았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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