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분산투자 CEO 지상특강] 은퇴 준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부동산보다 금융자산 비중 높여라

2010. 6. 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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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자산 80% 차지하는 무거운 부동산 자산 비중 50% 이하로 낮추고예금·연금에 각각 10%씩, 주식에 20% 정도 배분하라

2006년 미국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은 광고모델로 60세의 여배우 다이앤 키튼을 발탁했다. 젊은 여배우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품 광고에 중년도 아닌 환갑을 맞은 여배우가 등장한 것은 비단 로레알만이 아니었다. 62세의 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색조화장품 'MAC'의 모델로 활약하고 있고, 50세를 바라보고 있는 샤론 스톤도 세계적인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대표 모델 중 한 명이다.

이처럼 '고령'의 화장품 모델들이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전 세계적인 인구구조 변화가 자리잡고 있다. 2006년 미국에서는 약 7800만명의 베이비부머(1946~1964년생)들이 은퇴를 시작했다. 이는 전체 미국 인구의 30%에 가까운 숫자다. 그만큼 노년층이 두터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2010년은 전체 한국 인구의 16.8%를 차지하는 816만여명의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은퇴를 시작하는 해다. 2006년 미국 베이비부머와 2007년 일본 단카이(團塊)세대의 뒤를 한국이 잇게 되는 것이다.

◆고령화 · 저성장 시대의 부동산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단순히 퇴직인구가 늘어난다는 개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베이비부머의 등장과 퇴장은 경제성장 사이클과 궤를 같이한다. 따라서 베이비부머의 은퇴는 결국 노동인구가 감소하고, 산업과 사회가 성숙기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령화 · 저성장 시대의 자산시장은 청장년층 노동인구가 넘쳐났던 고도성장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먼저 과거와 같은 부동산 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베이버부머의 퇴장과 젊은 인구층의 감소는 신규 주택 수요 감소는 물론 불필요한 부동산 자산의 다운사이징(축소)과 유동자산 비중 확대를 동반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신규 주택 및 기존 주택 교체 수요가 많은 40대 인구의 절대규모가 줄면서 신규 주택 판매 규모도 급감, 결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역시 2010년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2015년부터 시작될 인구 감소로 미국처럼 신규 주택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인구가 늘면서 주택 수요가 폭발하고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경험이 변화된 인구구조 속에서 재연될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06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가계자산조사(5년 주기) 결과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비중은 20.4%에 불과하다. 반면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6.8%에 달한다. 가계자산 내 부동산 편중 현상은 세대주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더욱 심해진다. 이는 은퇴 후 현금흐름이 나빠지면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게 되는 요인이다.

과거와 같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자산의 적정성 측면에서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과도하게 편중된 부동산 비중은 낮출 필요가 있다.

◆고금리 시대의 종료

베이비부머의 퇴장으로 이전과 같은 역동적인 고성장이 힘들어진다면 과거와 같은 고금리 시대도 다시 오기 힘들다. 예금과 채권의 매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은 물가상승률이 낮은 가운데 기업들의 보유현금이 늘어 자금 수요마저 줄고 있다. 전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아직 채 빠져나오지 못해 잠재성장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금리 인상이 단행된다고 해도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복귀하기 어렵다.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예금과 채권이 매력적인 투자자산으로 분류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부동산 시장이 어렵고 저금리 환경이 지속된다면 결국 유동성은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밖에 없다. 과거 미국에서 목격된 것처럼 저금리 환경에서는 미래에 창출할 수 있는 현금흐름의 할인율이 줄어드는 대신 미래 현금흐름을 반영한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미래의 가치를 현재의 가격으로 대변하는 주가는 결국 큰 폭으로 재평가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자산가치의 변화

한국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이어 고령화 · 저성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은 향후 역동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국가들로의 투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

유럽의 경우 구조적인 재정적자 문제로 통화가치가 장기간 약세를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달러 역시 경상적자와 재정적자가 지속되는 한 이머징 통화 대비 장기적인 약세가 불가피하다. 달러화와 유로화의 매력이 떨어진다면 외국인들이 글로벌 자산 배분 차원에서 통화 강세가 예상되는 이머징 아시아와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강국에 대한 관심을 높여갈 것이다. 국내 투자자들도 우물 안에서만 머물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고성장 기회가 있는 자산을 찾아 투자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인구구조의 변화 속에 우리나라 가계의 자산 배분 전략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히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라면 부동산 중심의 자산 배분 전략에서 벗어나 주식 등 유동성이 높은 금융자산의 비중을 높여갈 필요가 있다.

이 같은 논리에 순응한다면 필자는 가계 자산의 80%나 차지하는 무거운 부동산 자산의 비중을 50%로 낮출 것을 권고한다. 대신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창출할 수 있는 예금과 연금 및 보험(채권 포함)에 각각 10%씩 총 20%를 투자하고, 예금금리보다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에 20% 정도의 자산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원자재 및 곡물 등에 나머지 10%의 자산을 분산 투자하는 방법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명한 투자전략으로 추천한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 w.Chang@i-kt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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