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인적쇄신 7월 재보선 이후에나..
[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와 내각의 인사 개편을 다음달 28일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때까지 유보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세종시와 4대강 사업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기존 계획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정치권에서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6일 "청와대 개편은 재·보선 이후 이뤄질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또 "내각 인사는 수요가 있으면 할 수 있지만 선거와 연계한 내각 개편은 없다"고 덧붙였다.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와 관련해 일부에서 제기된 대규모 인적쇄신 가능성을 부인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여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당시 청와대 측에서 "선거는 당이 치르는 것이다. 지방선거는 지방선거일 뿐이다"고 공식적으로 반응한 사실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수뇌부가 총사퇴하는 선에서 이번 6.2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 추궁이 일단락될 전망이다.
이같은 청와대의 반응은 인적 쇄신이 자칫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 등의 정책 수정으로 비춰져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경우 재·보선에서 야당에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선거 기간에 논란이 된 이들 정책만 빼면 책임을 물을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는 게 청와대 시각이다. 남유럽 경제위기 한파에도 우리 경제가 지난 1분기 7년여만에 최고인 8.1% 성장하는 등 대과 없이 경제정책을 펴 왔고 천안함 사태 관련 조치도 초동대응을 제외하고는 냉정하고 절도있게 이뤄졌다고 자평하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수정안은 기존대로 계속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당·정·청이 꾸준히 리뷰(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입장을 정하면 꾸준히 가야 한다. 이리저리 끌려다니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성찰의 기회를 삼을 수는 있지만 '바람'을 쫓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당분간 대북 조치의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계획이다. 이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전쟁 위기감 확산으로 이어져 이번 선거에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행보가) 그동안 너무 안보 쪽에 무게 중심이 쏠렸다"며 "이제 (천안함 사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됐으면 그 차원에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장 이 대통령은 이날 현충일 추념식에서도 '북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이 대통령은 '민심 행보'를 재가동해 지지율 회복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지방선거 전에도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경제살리기와 서민과 취약 계층을 위한 중도실용 정책 노선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으로 '현장행보'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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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기자 inde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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