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정운찬, 사퇴 공세 '정면돌파' 가닥
[머니투데이 변휘기자]["내각 흔들리지 말라" MB재신임에 '사퇴설' 봉합국면]
여당의 지방선거 참패 이후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동력을 잃어버리면서 이를 주도해 왔던 정운찬 국무총리의 '사퇴론'이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정 총리의 사의 표명을 공식 부인하고 "내각은 흔들리지 말라"며 사실상 '재신임' 의지를 보인 만큼 '정운찬 사퇴설'은 일단 봉합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6일 오전 현충일을 맞아 서울 둔촌동 서울보훈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향후 거취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에 "그동안 국민 여러분의 생각과 바람을 우리들이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살펴드리지 못해 마음이 너무 무겁다"며 "앞으로 가슴을 더 열고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고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받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의 이같은 언급은 일단 총리직을 유지하며 민심 수습과 국정 챙기기에 나서 정치권의 사퇴 공세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정 총리가 지난 4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국정 운영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도 전날 이 대통령과 독대하며 교감한 내용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시 수정안 이외에 각별히 관심을 기울여왔던 '교육개혁' 등 다른 역점 과제에 대한 미련도 정 총리가 현 시점에서 사퇴 결정을 내리기 힘든 이유다. 정 총리는 취임 이후 고교교육 다양화 및 내실화, 대학자율화, 학력차별 완화 등 이른바 '3화(化) 정책'을 표방하며 수차례 교육 현장을 방문하는 등 '교육개혁 전도사' 역할을 자처해왔다.
지난달 20일 서울 보광동 한국폴리텍 I 대학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취임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진 분야가 교육이었다"며 "앞으로는 '세종시 총리'가 아니라 '교육 총리'로 불렸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총리실이 적극 추진해 온 공공부문 학력규제 폐지 방안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는 등 현실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사퇴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재임 기간 내내 발목을 잡아 왔던 '세종시 수정안' 좌초와 함께 물러나는 것 보다는 교육개혁 등 주요 국정과제에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는 것이 정 총리 스스로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정 총리는 오는 11일에도 서울 논현동의 학력차별 철폐 모범업체를 방문하고 서울산업대에서 청년취업대책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교육개혁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의 '사퇴 총공세'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다. 야권은 정 총리가 지방선거 이후 드러난 민의를 받아들여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6일 정 총리의 사의 표명 논란을 두고 "4대강과 세종시 백지화를 밀어붙이기 위해 차출된 행적을 볼 때 '만시지탄(晩時之歎:시기에 늦었음을 한탄한다)'"이라며 정 총리의 사임을 촉구했다. 자유선진당 역시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자진 사퇴든 경질이든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 내에서도 사퇴 불가피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친박 성향 이한구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들고 나왔던 총리 이하 중요한 사람들은 물러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이계 강승규 의원은 "정 총리가 세종시 정책만 갖고 총리직에 임명되거나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취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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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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