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간 강남 불패신화..올해안 반등 힘들듯

2010. 6. 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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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급매물, 가격 급락 소리가 들린다. 강남 불패란 믿음이 금간 지 오래다. 여러 호재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될지 반등은 언제쯤일지에 대한 해답도 불분명하다. 안전한 블루칩 투자라고 여겨왔던 강남3구 아파트값도 침체의 그늘이 여전하다. 스피드뱅크 조사에 따르면 강남구의 3.3㎡당 매매 가격은 3402만원으로 4개월 연이은 하락을 보이고 있다. 송파구 역시 2483만원으로 지난해 7월 가격 수준으로 복귀했다. 올초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라는 초대형 호재가 터졌지만 시장은 무기력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재건축을 둘러싼 호재는 많았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에 힘 한번 제대로 못 내고 지난해 2ㆍ3분기의 상승폭을 고스란히 반납하고 있는 추세다.

◆ 강남 재건축 1억~2억원 빠져

= 2007년초 고점과 비교하면 강남3구의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06년 2월 3.3㎡당 2723만원에서 2007년 2월 3593만원까지 치솟아 1년 만에 30%가 오른 강남구 아파트였다. 이후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힘을 잃은 후 금융위기를 맞아 2009년 1월에는 3193만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다 저가 매수세력이 살아나면서 10월 3434만원으로 1년도 안 돼 금융위기 전 수준까지 치고 올라 강남의 저력을 보였다. 그러나 올 2월부터 다시 하락하기 시작해 3년 전 고점 대비 95%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개별 단지로 본다면 하락폭은 더 커진다. 개포주공 1단지 49㎡는 지난해 8월 10억4000만~10억6000만원 선에 거래됐지만 최근 급매물은 9억1000만원까지 낮춘 가격에 나오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 역시 거래가격이 재작년 12월 7억500만원에서 작년 8월 10억5000만원까지 급등했지만 최근 거래된 실거래가는 9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는 등락폭이 더욱 심하다. 재작년 9월까지만 해도 112㎡가 10억5000만~11억원을 호가했지만 한 달 만에 8억8000만~9억3000만원으로 주저앉았다. 12월 8억1500만원에 거래돼 바닥을 친 후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6월 13억원에 거래돼 강남구 재건축을 능가하는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최근 급매물은 다시 10억2000만원 수준에서 나오고 있다.

강남3구뿐만 아니라 신도시도 하락세가 완연하다. 1기 신도시인 일산의 경우 2008년 8월 3.3㎡당 1331만이었던 가격이 하락을 거듭해 최근 1225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올초에 비해 3.7% 하락한 가격으로 금융위기 충격으로 하락한 2009년 3월 1236만원보다 더 내려간 가격이다.

서울이 금융위기의 충격을 극복하고 지난해 들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 것과는 달리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의 대규모 공급 때문에 가격이 본격적으로 반등되기 전 이미 상승세가 꺾였다.

다만 하락폭만 두고 보면 그다지 큰 하락이 아니란 분석도 가능하다. 강남구나 송파구는 3년 전 고점에 비해 5~10% 수준의 하락에 불과한 상황이고 서초구는 오히려 상승했다. 2006년 급상승 이후 2007년 3월 3.3㎡당 2929만원의 연고점을 경신한 서초구는 금융위기로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가 반포 일대 신규 아파트의 급부상으로 오히려 3년 전보다 2.5% 정도 오른 2901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가격을 선도해왔던 강남구 아파트의 하락이 아파트값 전반적인 하락 때문이기도 하지만 대치동에서 반포동으로 부촌의 무게 중심이 이동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강남3구뿐만 아니라 서울 아파트 가격 역시 부동산써브 자료에 따르면 3.3㎡당 1800만원이 붕괴해 지난달 DTI 규제 확대 이전으로 복귀했다고는 하지만 이 역시 재건축 아파트가 많은 강남구와 강동구가 주도했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하락폭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시내 3.3㎡당 매매가격은 지난해 1월 3.3㎡당 1701만원으로 바닥을 친 다음 상승추세를 보이며 9월 1800만원 선을 돌파했다. 이후에도 1810만원 선에서 보합세를 보이다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을 시작해 이달 3.3㎡당 1799만원을 기록해 고점에 비해서도 가격 하락폭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는 하락폭이 아니라 하락 기간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라고 볼 수 있다. 지난달 강남구는 한 달 만에 1%, 송파구는 1.5% 하락했다. 월별 변화율로 본다면 하락폭이 크지 않지만 현재의 추세가 그대로 계속된다는 가정을 하면 연간 12~20% 하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하반기 금리인상이 관건

= 단기적으로 본다면 아파트값 상승 요인보다 하락 요인이 많다는 것에는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하반기 기준 금리 인상의 가능성이 남은 데다 추가적인 부동산 경기 부양 대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내 가격 상승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하락세는 약화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

박합수 국민은행 PB팀장은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기대심리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주택 매수세가 시들한데 하반기에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주택 가격은 더욱 약세를 보일 수 있다"며 "하락세는 올 4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없다면 하락폭이 더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럽발 경기 침체의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 파괴력이 주택시장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란 분석이다. 또한 박 팀장은 "올 7월 이사철부터 이사 수요가 살아난다면 국지적으로 집값이 소폭 상승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회복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 역시 "올해 말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기간이 끝나고 대규모 매물이 나오지만 시장에서 소화시킬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에 아파트값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입주물량이 수도권에서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최소 내년 2분기는 돼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가격 하락은 전반적인 하락이 하니라 급매물 등장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시세 반등 시점을 기다리기보다는 싸게 나온 급매물을 잡는 것이 투자전략이란 조언도 있었다.

임달호 현도컨설팅 사장은 "아파트값은 연내 계속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보여 지금이 투자하기 좋은 타이밍은 아니지만 시세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급매물로 시세차익을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매수심리를 위축시킨 보금자리주택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인다면 집값 상승의 불씨는 살아날 수 있다. 주변시세보다 매우 낮은 가격에 공급되는 보금자리주택은 그동안 신규 주택 구입 수요를 청약 대기 수요로 돌리면서 아파트 거래량을 동결시키고 가격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2차 비강남권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에서 보듯이 시세에 육박하는 고분양가 때문에 보금자리주택의 가격 메리트 기대에 조금씩 금이 가고 있어 보금자리주택에 실망한 청약통장 가입자가 기존 주택 매수에 나선다면 가격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 3차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입주 물량 정리 등 여러 변수가 합쳐져 집값 반등 시점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금리 인상이 소폭으로 이뤄져 영향이 미미한 가운데 3차 보금자리주택 분양가 역시 2차 수준으로 나온다면 집값이 올해 안에 다시 한번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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