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추진력 상당부분 약화..원안도 걸림돌 많아 '부담'
세종시의 기능을 종전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교육과학중심경제도시로 전환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작업도 이번 6·2 지방선거 결과로 인해 상당부분 힘을 잃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은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이해 당사자인 충청권 민심이 이반된 상황에서 수정 작업을 강행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3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세종시 수정법안은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추진동력을 상당부분 잃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충남·북과 대전시 등 관련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선거공약으로 세종시 수정 반대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세종시와 관련된 광역자치단체장 모두 수정안을 반대하고 있어 수정안을 밀고 나가는 데 상당한 부담이 있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로 넘어가기 전에 폐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수정안을 추진하면서 저렴한 땅값으로 대기업을 유치하려는 정부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수정안을 기초로 대기업 유치 계획이 수립된 상황에서 수정안이 무산된다면 저렴한 땅값 등의 메리트도 없어질 수 있다.
거기에다 원안인 행정중심도시 건설 추진도 산 넘어 산이다. 지금까지 원안을 폐기하고 수정안을 중심으로 세종시의 모든 틀이 짜여 진행된 데다 대기업과 각종 대학교 캠퍼스 유치를 목적으로 땅값 등의 각종 혜택을 내걸었기 때문에 원안에서는 당초 약속대로 이행되기가 쉽지 않다.
세종시에 아파트 사업 부지를 마련한 건설업체들은 세종시 문제를 일단 지켜 본다는 입장이다. 수정안이든, 원안이든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고 양쪽 모두 건설업계로서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당초 원안을 기초로 설계 등을 수립했기 때문에 원안대로 추진된다면 수정안보다는 부담을 다소 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정부청사 이전을 전제로 한 원안에 따라 수주 및 아파트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프로젝트 설계를 했기 때문에 수정안보다는 원안이 시간과 비용 등의 효율성 측면에서 낫다"고 설명했다.
세종시 시범단지 건설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세종시 시범단지 아파트 공급을 위해 부지를 매입했던 건설사들은 이번 선거를 계기로 사업 형태가 명확히 결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렇다고 시범단지에서의 아파트 분양이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세종시 원안 추진 당시보다 주택시장이 크게 악화됐고, 특히 지방 분양시장은 고사위기에 처해 분양성이 예전보다 나빠졌기 때문이다.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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