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보의 진화!..이젠 전자-인터넷 족보시대로

2010. 5. 26.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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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보라고 하면 흔히 조선시대 한지에 실로 꿰맨 고서적 형식의 족보를 떠올린다. 1970년대 한글 족보가 등장했고, 1980년대 양장본 족보, 컬러 사진을 곁들인 족보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인쇄물이란 점에서 큰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족보가 급변하는 미디어 매체 환경을 배경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족보의 디지털화다. CD로 만들어진 전자족보는 클릭 하나로 영정, 선산 사진, 생전에 찍은 동영상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검색 기능을 갖춰 이름만 알면 복잡한 족보를 들추지 않아도 해당자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족보 입력 프로그램을 통해 각 문중에서 족보 내용을 직접 업데이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전자족보는 가승미디어가 2001년 언양 김씨 족보를 디지털화해 선보인 뒤 점차 족보계의 대세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000년 초부터 국내 족보출판계의 대표주자인 대전의 회상사, 대구의 대보사, 광주의 낭주인쇄소 등이 시대적 변화를 감지하고 전자족보로의 전환을 의욕적으로 시도했으나 업체에 따라 명운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환경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한 건 낭주인쇄소다. 2000년 3월 전자족보 회사 엔코리안을 세워 약 30여년간 터득한 노하우를 디지털 기술에 접목,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3년 시제품을 출시해, 지금까지 약 40개 문중에 전자족보 15만여개를 납품했다. 이밖에 족보출판업과 무관하게 생겨난 가승미디어, 뿌리미디어, 가문닷컴 등도 점차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반면, 과거 명성을 누렸던 회상사, 대보사 등은 전자족보 업계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이다. 특히, 회상사 인근에 형성된 인쇄거리는 KTX 대전역과 인접한 재개발 지역으로 족보출판업 쇠락과 함께 이전을 고민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전자족보 제작비용은 전통족보 제작비용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자족보로 수요층이 쏠리면서 수십여년간 외길을 걸어온 전통 족보출판사들이 경영난을 겪는 등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전자족보는 족보의 CD화에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단계를 향해 계속 진화 중이다.

 엔코리안 관계자는 "요즘은 인터넷으로 조상이나 가족을 검색해 볼 수 있는 인터넷 족보 개발과 함께 추후 스마트폰용 모바일족보 개발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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