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영향은] 미국발 위기때도 초기만 반짝 위축..외부충격보다 정책변수에 더 민감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보다 훨씬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 사례를 보면 위기 진원지가 아닌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등과 달리 부동산 가격이 위기 초기에 영향을 받았다가 곧 반등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경우 위기 확산과 같은 외부 충격보다는 정부 정책이 더 큰 변수라고 지적한다. 금융 규제나 보금자리 주택 정책의 변화가 외부 충격보다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대세하락론도 있지만….
최근 세계 금융위기로 각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국내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도 버블 붕괴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유럽발 재정위기가 닥칠 경우 부동산 시장은 또 한번 충격에 빠질 수 있다.
산업은행은 가구 소득 대비 높은 주택가격,인구구조 변화,주택금융 리스크 확대 등으로 주택가격 추이가 우하향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신한FSB연구소도 "인구구조의 변화로 국내 주택시장은 2012년까지 조정 국면을 거쳐 2013년부터 하락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며 "2018년부터는 서울 모든 지역과 평형에서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은행 PB들은 부동산 가격 대세하락론에 대해서는 그다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손민보 신한은행 도곡PB센터 팀장은 "부동산 가격은 인구구조뿐만 아니라 금리 소득증가율 부동산공급량 등 여러 다른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유럽발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위기로 확산되면 부동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지만 위기가 곧 수습되고 출구전략이 시행되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출구전략 시행을 경기회복 신호로 본다면 시행 초기에는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고,은행들이 대출을 늘릴 수 있고,주식과 마찬가지로 부동산도 매수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부 정책 눈여겨 봐야
전문가들은 부동산의 경우 정부 정책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대표는 보금자리 주택과 위례신도시의 주요 물량에 대한 분양이 끝나면 실수요자들이 주택 매수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대표는 "판교신도시 분양 때도 분양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져 주택수요가 위축되다가 2006년 8월 판교 동시분양이 끝난 후 무주택자가 대거 기존 주택 구매에 나서면서 2006년 이후 집값이 급등했다"며 "보금자리 주택 분양 일정이 변하고 있어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대체로 2012년 상반기부터 무주택 실수요자가 본격적인 주택 구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 주택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부의 금융규제도 변수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계속 유지되면 부동산 가격이 크게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부는 여전히 LTV와 DTI 규제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금융 규제 완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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