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명소] 베르겐, 자연과 조화 이루는 문화도시

2010. 5. 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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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여행이 제철을 맞았다. 북유럽은 지형적인 특성상 5월 하순부터 8월 하순 사이가 여행을 하기에 좋다. 특히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하지(6월 21일)를 전후한 일주일이 최고의 성수기로 손꼽힌다. 북유럽은 이름 그 자체에 큰 비중이 실려 있다. 길을 걷다 바이킹의 후예들을 만날 것 같고, 깜찍한 요정도 만날 것 같다. 이처럼 약간은 신비스럽고 낯선 분위기 탓에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북유럽의 네 나라 가운데서도 노르웨이는 많은 사람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다. 다양한 자연환경과 함께 깨끗하고 아름다운 풍광이 전 지역에 걸쳐 고루 분포되어 있다. 북유럽 여행 일정 가운데 거의 절반이 노르웨이에 할애되어 있는 것도 바로 이 같은 이유에서다. 여행자들은 노르웨이를 다녀간 후에도 아주 오랫동안 여행 중에 만난 멋진 모습들을 잊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자연미에 큰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거칠고 험한 자연지형을 가지고 있다. 가늘고 긴 국토의 절반 정도가 악천후로 이름난 북극해와 노르웨이해를 끼고 있다. 따라서 노르웨이는 지리적인 여건상 아주 오래 전부터 도로교통 보다는 해상교통이 발달했다. '노르웨이'라는 이름도 바이킹 시대(8~11세기 무렵) 당시 남쪽에서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항해하는 길을 '북쪽으로 가는 길'이라 부른데서 유래되었다.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도시는 오슬로다. 하지만 보다 낭만적인 여행지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라면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인 베르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12~13세기 무렵에는 노르웨이의 수도로, 최근 들어서는 피오르드 여행의 중심지로, 그리고 '페르귄트'로 유명한 작곡가 그리그의 고향으로서 상당한 매력을 지닌 도시이기 때문이다.

베르겐에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국립극장을 비롯해 노르웨이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가 있다. 그런가하면 해양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어업박물관, 역사박물관, 공예박물관, 미술관, 수족관, 식물원 등이 시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일명 '그리그홀'이라 불리는 콘서트홀 역시 베르겐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한층 추켜세우는 명소 가운데 하나다.

베르겐 시내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산은 해발 320m의 플리엔 산이다. 이 산 정상까지는 자그마한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베르겐의 기후는 온화한 편이지만 조금 변덕이 심하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날씨가 좋은 날 플리엔 산에 오르면 동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베르겐의 아름다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베르겐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는 브뤼겐 거리다. 늘 많은 여행자들로 붐비는 이 거리에는 14~15세기 무렵 한자동맹 당시 독일 상인들이 거주했던 흔적이 지금까지도 잘 남아 있다. 파스텔톤의 외벽과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은 뾰족지붕으로 특징되는 목조 가옥들. 마치 장난감처럼 알록달록한 이 독일풍 가옥들은 현재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북유럽에서 가장 큰 항구 도시 가운데 하나인 베르겐은 그 명성에 걸맞는 어시장을 갖고 있다. 유람선 선착장 근처에 있는 이 어시장은 베르겐을 소개하는 책자에 빠짐없이 등장할 정도로 이름난 명물. 수백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다양한 종류의 생선과 게, 새우, 등을 팔고 있다.

베르겐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낭만적이며 예술적인 도시다. 그런 만큼 많은 예술가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 베르겐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알려진 예술가는 그리그다. 1843년 베르겐에서 태어난 그리그는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음악가의 길을 걸었다. 입센의 극시인 페르퀸트에다 곡을 붙인 '페르퀸트 모음곡'이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그리그는 베르겐 교외의 한적한 바닷가에 살면서 많은 음악들을 만들었다. 노르웨이의 아름답고 다양한 자연과 삶, 전설 등을 끊임없이 악보로 옮겼다. 음악을 만들다 지치면 아내 니나와 함께 집 근처의 호젓한 산책로를 걸으며 악상을 떠올렸다. 그리그가 22년 동안 살았던 집은 기념관으로 꾸며져 있다.

◆ 베르겐! 어떻게 갈까

= 오슬로에서 오전 8시 11분에 출발하는 베르겐행 기차로 뮈르달까지 간다. 뮈르달에서 낮 12시 55분에 플롬행 기차로 갈아탄다. 플롬에 오후 1시 46분경 도착한 다음 오후 2시 45분 페리 보트에 승선한다. 오후 4시 45분경 구드방켄에 도착해서 오후 5시 15분에 출발하는 보스행 버스에 승차한다. 보스에서는 오후 7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타면 약 1시간 후인 오후 8시 18분경 베르겐에 도착하게 된다.

[글ㆍ사진 = 송일봉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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