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0대 명산 찾기] <65> 팔봉산

2010. 5. 1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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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산의 총 수는 4440개(산림청 발표 기준).

 산림청은 이 중 100개의 산을 엄선해 한국의 100대명산으로 정했다. 전국 각지의 고산들이 이름을 올렸다. 헤비급과 크루저급이 즐비한 리스트에 라이트플라이급이 하나 끼었다.

 해발 고도 327.4m. 동네 뒷산보다 조금 높은 강원도 홍천의 팔봉산이 한국의 100대명산이란다. 여덟개의 봉우리가 동서로 이어져 있어 팔봉이다. 덩치만 보고 가벼이 덤볐다가는 8라운드를 다 돌기도 전에 녹다운(knockdown) 될 수 있다.

 '노스페이스와 함께 떠나는 100대명산'이 지난 8~9일 홍천 팔봉산을 찾았다. 팔봉교 매표소를 출발해 1봉부터 8봉을 차례로 넘어 홍천강변의 쇠발판 쪽으로 내려와 출발점이었던 매표소 쪽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오전 8시에 출발해 8봉을 돌아 다시 매표소에 내려온 게 정오였다. 느릿느릿 우보산행으로 4시간을 걸었으니 일반적인 발걸음이면 3시간도 충분할 것 같다. 1봉부터 만만치 않다. 로프에 의지해 수직에 가까운 바위를 올랐다. 오르는 것도 힘들지만 내려가는 게 더 긴장된다. 가파른 바위에 쇠발판과 로프가 설치돼 있다.

 2봉 꼭대기에는 삼부인당이라는 작은 사당이 있다. 이씨, 김씨, 홍씨 세 부인을 모시는 곳이란다. 이씨는 시어머니, 김씨는 딸, 홍씨는 며느리다. 안내판에는 지금으로부터 400여년 전부터 주변 마을 사람들이 풍년을 빌고 액운을 막기 위해 이곳에서 당굿을 해왔다고 적혀 있다.

 전설에 따르면, 이씨가 가장 인자했고 김씨도 너그러웠으나 홍씨 부인은 그렇지 못했다. 하여 당굿을 할 때 이씨가 강신하면 풍년, 김씨가 내리면 대풍, 홍씨가 내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1봉에선 거의 보이지 않던 홍천강이 2봉에서부터 조금씩 부드러운 곡선을 드러낸다. 팔봉산을 휘감아 도는 홍천강은 8봉 바로 아래에서 크게 휘어 산의 남서북면을 감싼다.

 3봉을 지나 4봉을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해산굴을 통과해야 한다.

 해산굴은 이곳을 통과하는 어려움이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의 고통처럼 느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산굴은 하늘을 향해 구멍이 나 있다. 워낙 틈새가 작아 배 둘레가 큰 사람들은 도저히 못 빠져나갈 것처럼 보인다.

 등산 초보자들은 앞서 간 사람이 당겨주고 뒷 사람이 밀어줘야 겨우 빠져나갈 수 있다. 요령이 생겼다면 몸 아래쪽 바위에 등을 기대고 위쪽 바위를 다리로 밀며 빠져나올 수 있다. 엎드려 통과하긴 힘들지만 드러누우면 의외로 수월하게 빠져나갈 수 있다.

 해산굴 외에 장수굴이라는 이름도 있다. 통과하면 젊어진다는 것이다. 한번 통과시 10년씩 젊어진다는 설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해산굴 앞은 상습 정체 구역이다. 7봉에서 내려다보는 8봉은 낮고 작다. 그러나 막상 8봉 앞에는 관리사무소의 안내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가장 험하고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니 등산에 풍부한 경험과 체력이 없으신 분, 부녀자, 노약자는 현 지점에서 하산해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다. 일부 '백산찾사'(100대명산을 찾는 사람들)들이 아쉬움을 뒤로 하고 7봉을 끝으로 하산했다. 8봉 출발점에서 정상 표시석이 있는 곳까지 꼬박 10분 동안 바위를 탔다. 그전까지의 봉우리와는 난이도가 달랐다. 8봉에서 홍천강까지 내려가는 길은 바위에 박힌 작은 발판에만 의지해 아슬아슬했다. 홍천강물에 들어가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보였다. 시원한 강물에 뛰어들고 싶은 충동에 발걸음이 자꾸만 빨라졌다.

 < 홍천=권영한 기자 champano@sportschosun.com>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위치. 해발 327.4m로 나지막하지만 기암과 절벽 사이로 등산로가 나 있어 등산의 묘미와 스릴을 만끽할 수 있다. 여덟개의 봉우리에 오를 때마다 팔봉산을 감싸고 흐르는 홍천강의 비경이 펼쳐진다. 봉우리 군데군데에 하산길이 있어 적당한 코스에서 하산할 수 있다. 대개는 5봉에서 내려선 지점이나 7봉을 넘어선 지점에서 홍천강 쪽으로 내려간다. 높이는 3봉이 제일 높고 조망은 4봉이 제일 훌륭하다는 평이다. 홍천강을 끼고 있어 특히 여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어렵사리 해산굴을 빠져나가는 한 백산찾사. 등산로가 개설되기 전에는 팔봉으로 가기 위한 유일한 통로였다. 일명 자식(아들) 바위라고도 하는데, 아들을 못 얻은 옛 사람들이 이곳에 와서 심신을 빌면 아들을 얻었다는 얘기가 전해져 내려온다.

 < 홍천=권영한 기자>

 최경희 간인숙 황은재 조현일 김숙자 이범열 김종남 이세미 김명희 이은옥 최관식 윤영태 김윤기 원경식 민원동 김효실 곽승분 김동일 권영주 노주희 주범로 이미진 이지은 심문영 김민주 김소연 김현태 양옥성 황송자 박경옥 박혜경 장다래 이장호

 '한국 100대 명산 찾기'에 애독자를 모십니다. 2010년 6월 12~13일 경남 통영의 미륵산(461m)을 찾을 예정입니다. 행사 홈페이지( www.alpinenews.co.kr)를 방문, '미륵산 산행 신청' 배너를 통해 접수 하면 됩니다. 신청은 이번달 31일 정오까지 받습니다. 이 가운데 30명을 선정해 산행에 초대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신청 바랍니다.

<scnewsr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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