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해결위해 DTI 전국 확대해야"

2010. 5. 1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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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균 교수 "당국 눈치보는 사이 은행들 `약탈적' 대출"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가계부채 팽창을 억제하고 집값 폭락을 막으려면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11일 제기됐다.

중앙대 박창균 경영학과 교수는 12일 한국금융연구센터 주최로 열리는 가계부채 관련 정책심포지엄에서 발표하는 `주택담보대출의 구조 변화를 위한 정책 제안' 자료에서 "현재 수도권에만 적용되고 있는 DTI 규제를 전국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만기 때 대출금을 한꺼번에 갚는 일시상환형 비중이 크고 ▲만기가 대부분 3년 이하로 매우 짧으며 ▲대출의 약 90%가 변동금리여서 대출자가 금리 위험을 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시상환형 대출은 집값 하락이나 대출자의 소득 감소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것으로 시뮬레이션 결과 나타났는데, 빚을 갚지 못해 담보로 잡힌 집을 팔아야 하는 경우가 분할상환형 대출보다 1.42배, 은행이 손실을 보는 경우도 4.70배 많았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집값이 소득 수준에 견줘 높은 편이라는 점을 추가로 고려하면, 집값 하락으로 은행이 대출 만기를 연장하지 않거나 다른 대출로 차환해주는 것을 거절하는 사태가 연쇄적으로 발생해 결국 집값이 폭락하고 금융시스템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박 교수는 진단했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는 대출자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으로 상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대출하는 `약탈적(predatory) 대출자'였다."라며 "하지만 규제 당국은 주택시장에 가해질 충격을 우려하는 `외부 압력'이나 주택담보대출을 안정적 수입원으로 삼는 금융회사의 반발을 의식해 규제에 소극적이었고, DTI를 경기 조절 수단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근본적 대책은 15년 이상에 걸쳐 원리금을 분할 상환하는 방향으로 주택담보대출 구조를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는 대출 심사에서 상환 능력보다 담보 가치를 더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DTI 규제를 점차 전국으로 확대 적용해야 실현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 보금자리론 등 장기 고정금리 대출 상품 판매와 은행이 대출 채권을 현금화하는 커버드 본드(CB)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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