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꽉 채운 최초의 '10점 만점에 10점'

2010. 5. 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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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아라베스크 페름 국제발레 콩쿠르 그랑프리' 정영재·김리회 씨

"콩쿠르 심사보다 어린이 관객들이 지켜보는 발레 공연이 더 힘드네요. 러시아에서 돌아오자마자 무대에 올라 힘들었지만 어린이 관객들의 호응이 좋아서 즐겁게 춤출 수 있었습니다."

 지난달 29일 '제11회 아라베스크 페름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대회 역사상 최초로 10점 만점의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돌아온 국립발레단 정영재(26·오른쪽)·김리회(23·왼쪽)씨를 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해설이 있는 발레 <코펠리아> 공연 직후 분장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눈이 40~50㎝ 높이로 쌓일 만큼 추운 날씨에다 감기로 고생을 했지만 서로 격려하면서 견뎌낸 것이 생각하지도 못한 큰 결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1990년 남녀 무용수 6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첫 대회를 연 아라베스크 콩쿠르는 94년 유네스코 공식 콩쿠르로 지정되었다. 올해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발레리노 예카테리나 막심모바를 기념하는 대회로 총 14개국에서 젊은 무용수 92명이 참가했다.

 남녀 통틀어 최고상인 그랑프리를 수상한 정영재씨는 "콩쿠르 기간 중에 금식기도로 저를 응원해 주신 어머니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으로 병역면제 혜택을 받게 된 그는 "올해 대회가 나이 제한 때문에 마지막이 될 수도 있었는데 가장 힘들었던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낸 것이 가장 큰 보람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지막 3차 공연에서 점프와 남성적인 동작이 많은 <칼리스마>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수상 이유를 분석했다. 실제로 갈라 콘서트가 끝나고 심사위원 비사레프 바짐 야코블레비치는 그를 불러 "위로만 뛰는 것이 아니라 무대를 꽉 채우면서 도약할 수 있는 것이 너의 좋은 장점"이라고 칭찬해주기도 했다.

 김리회씨는 "오빠를 도와주러 갔는데 제가 비참가자 신분임에도 베스트파트너상과 심사위원상, 베스트커플상까지 받을 줄 몰랐다"고 밝게 웃었다. 특히 그는 "지난해 6월 모스크바 국제발레 콩쿠르에서 이동훈 오빠와 함께 듀엣 부분 은상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은근히 기대했는데 영재 오빠가 너무 잘 되어서 기쁘다"고 '천사표 발레리나'다운 마음씨를 보였다.

 두 사람은 "대회 기간에 연습장을 확보하기 위해 항상 펜을 들고 다니면서 가짜 이름까지 적어내면서 연습을 했다"며 숨은 비화를 들려주었다. 또 "발시레프 블라디미르 빅토로비치 심사위원장이 '정영재와 김리회가 단순한 발레 기술만 보여주기보다는 관객이 느낄 수 있도록 발레를 음악에 잘 맞춰서 가슴으로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평가했다"고 자랑했다. 두 사람은 오는 4일과 5일 두 차례 <코펠리아> 공연무대에 다시 오른다. (02)587-6181.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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