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금리에도 주택대출 '찬바람'

2010. 4. 23.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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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22일 오후 경기 분당 이매동의 한 은행 지점. 대출 상담 창구는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인 연 3%대로 진입했다는 뉴스가 나온 지 사흘이 지났지만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이 없다. 지점 관계자는 "분당에 근무한 지 10년째인데 이렇게 대출 수요가 없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대출금리가 낮은 지금이 대출의 최적기인데도 대출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은행 관계자들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보금자리주택이라는 변수가 부동산 시장을 얼어붙게 했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9월 정부가 DTI규제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에서 수도권으로 확대한 뒤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A은행 중계동 지점 대출 담당자는 "지난해 9월에 비해 대출 문의가 3분의1 줄었다. 신규 대출은 이달 들어 한 건도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1월 241조 4817억원에서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 DTI 규제가 확대·실시된 지난해 9월 처음 감소세로 돌아서 259조 2492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주택담보대출은 증가세가 더뎌져 올 2월 현재 265조 5343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월간 2.37%(6조 2851억원) 늘었다.

실수요자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사기보다는 저렴한 보금자리주택으로 돌아서는 것도 주택담보대출 정체의 한 요인이다. 송경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해 실수요자 사이에서 주택 매수대기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실적은 정체를 보이고 있다.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월 189조 2221억원에서 2월 189조 75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3월에는 코픽스 연동 대출상품이 나오면서 다소 늘어 190조 42억원을 기록했다. 4월20일 현재 190조 4820억원이다. 4개월간 잔액이 0.66%(1조 2599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도 문제다. 양도성예금(CD)금리의 경우 22일 현재 2.45%로 연중 최저치이지만 코픽스에 비해 변동성이 커 언제 올라갈지 모른다.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려 체감 금리가 그리 낮지도 않다. 코픽스도 변동성이 큰 CD금리를 대체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오히려 CD금리보다 변동성이 크다. 코픽스 신규 취급액 기준 금리는 처음 출시된 지난 2월 3.88%에서 4월 3.26%로 0.62%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CD금리는 2.88%에서 2.45%로 0.43%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은행 입장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시중 자금이 예금에 몰리면서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가계 대출의 대부분인 주택담보대출이 저조하면 돈을 굴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민희 오달란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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