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레버리지효과, 있기는 한거니?
[[머니위크 커버]화끈한 재테크/ 부동산 투자]"그런 곳 있으면 나 좀 알려줘요. 내가 투자하게."한 부동산 전문가에게 적은 돈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효과가 큰 부동산 투자 상품을 소개해 달라고 물었더니 돌아온 답변이다.
사실상 부동산 투자에서 레버리지 효과를 운운하는 곳은 더 이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집값의 20~30%의 돈만 있어도 주택구입을 할 수 있었던 상황이 지금은 50%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가능해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DTI(총부채상환비율),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부동산에서 지렛대 효과의 약발이 다했다는 이야기마저 나돈다.
게다가 부동산 거래 실종과 가격 답보, 내지는 하락 분위기는 부동산 투자자를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레버리지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면서 효율적인 물건 분석을 한다면 큰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경매 시장은 현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 낙찰 받으려는 사람은 없고 혹 낙찰을 받아도 싸게만 받으려는 분위기다.
부동산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이 3월 전국 부동산 경매 물건을 분석한 결과 주거시설의 신건이 전달보다 57.1%나 늘었다.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은 지난 3월 버블세븐 아파트 낙찰가 총액이 275억2358만원으로 전달보다 20.9%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인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DTI규제 이후 주택 거래가 크게 위축되자 주택 처분 계획에 차질을 빚으면서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주거시설이 대거 경매시장에 쏟아지고 있으며, 낙찰가격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지금 경매 나온 것들은 작년 10월 전후에 경매 신청된 것들인데 DTI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일반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는 부동산이 경매 신청되고 있다"면서 "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신건 증가분에 기존 경매물건의 유찰로 인한 누적 분이 추가되면서 전체적인 경매물건수가 크게 늘어 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레버리지를 운운하기에 시장 상황이 너무 나쁘다는 이야기다.
◆돈이 있어야 빵도 먹을 수 있다
그렇다면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던 재건축시장은 어떨까?임달호 현도컨설팅 대표는 "돈이 있어야 빵도 사먹는 법"이라며 "현금 2억~3억 가지고 투자 할 곳을 알려달라는 투자자들에게는 '그냥 현금을 보유하라'고 답한다"고 말한다.
지분면적이 높을 수록 값이 비쌌던 현상이 몇 해 전부터 역전됐고 따라서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개포 2단지는 7.5평이 제일 좁은데 지금 시세가 5억3000만~5억4000만원이다. 재건축되면 잘해야 24평 받고 추가부담금으로 적어도 2억원은 들어 갈 것"이라며 "24평 주변 시세가 7억원이니 지금 구입해봐야 손해란 이야기"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소형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고점을 찍었다는 것.
또 그는 "압구정동에서 제일 작은 35평도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45평 50평의 평당 지분값이 싸게 나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때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었던 재건축 투자에서 소형아파트나 지분의 매력은 종전만 못한 반면 자기자본비율이 높은 대형아파트가 오히려 투자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같은 시장 상황에서 대형평형을 권하는 것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큰돈이 묶일 수 있어서다. 임 대표가 좋은 투자처를 묻는 투자자들 에게 '모르겠다'고 잘라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임 대표는 서울 개포지구의 용적률이 177%에서 약 230~240%로 상향조정될 움직임이 보임에 따라 재건축 시장 전체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 대표는 "재건축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용적률"이라며 "정비구역 내 재건축 단지의 용적률 상향 폭 가운데 50%를 보금자리 주택으로 짓는 옵션이 있기는 하지만, 용적률이 상향되는 만큼 서울시의 심의가 결정 나는 대로 수익을 보는 단지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 끼고 주택 구입, 유일한 레버리지
레버리지 효과는 한마디로 자기 자본 비율을 줄이고 차입금 등을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은행의 대출한도가 줄면 다른 곳에서 차입금의 비중을 높여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레버리지 효과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는 전세비율이 높은 주택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지난해부터 주택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크게 줄었다. 주택가격은 하락하거나 정체상태에 머문 반면 전세가격은 꾸준히 올라서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서울의 전세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올해 3월 말 현재 매매가 대비 전세가는 40.83%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비해 2.83% 포인트 상승한 것.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적은 자금으로 전세를 안고 주택을 매입하기 수월해졌다는 얘기다. 다만 최근 1년간의 상황을 봤을 때 얘기지 장기적으로 보면 결코 전세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2001년 당시에는 서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7.10%를 기록했었다.
따라서 지역별, 매물별 특성을 고려한 매입이 중요하다. 박상언 유앤알컨설 대표는 "개발계획 안에 들어가 있는 곳 가운데 여전히 가격 대비 전세가 비중이 60% 되는 소형빌라가 상당수 있다"면서 "전세 1억7000만원, 은행대출 4000만원이면 1억원 이내에서 3억원원 가까운 주택도 매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임 대표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임 대표는 "한때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했던 아파트 분양권 시장이나 미분양 아파트 매입보다는 1기 신도시, 혹은 수도권 급매물을 전세 끼고 구입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구별 전세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관악구(46.63%), 중랑구(46.46%), 은평구(46.29%), 종로구(46.26%), 성북구(46.08%), 동대문구(46.04%), 서대문구(45.67%)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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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기자 tellmetoday@<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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