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바닥 깊이 "아무도 몰라"

송복규 2010. 4. 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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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긴급진단/ 부동산 장기침체론]부동산 대세 하락 논쟁이 한창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시적인 회복세를 보였던 국내 부동산시장이 다시 약세로 돌아서자 집값이 대세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IBK경제연구소, 현대경제연구원, 산은경제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이 집값 버블 붕괴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고서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시장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 연구기관들은 집값 단기 급등, 인구 감소 등을 근거로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전망에 주택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둘러 집을 처분하지 않으면 제값 받고 팔기 어렵다는 얘기까지 돌 정도다. 부동산 규제 강화, 글로벌 금융위기, 건설사 구조조정 등 대형 악재가 터졌을 때도 좀처럼 조명을 받지 못했던 부동산 대세 하락론(장기 침체론) 등에 힘이 실리는 것은 왜 일까.

더블딥, 버블론 등 잿빛 전망…투자자 불안감 확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부동산시장 '더블딥'을 우려했다. 각종 경기 부양책이 마무리되면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될 것이고 이는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상 최저 수준인 기준금리(2%) 기조가 올해 3월까지 이어지면서 더블딥 시기도 자연스럽게 늦춰졌다.

더블딥이란 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기를 보이다 본격적인 경기호황이 오기 전에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을 말한다. 더블딥은 'W자형' 경기유형으로 불리는데 이는 경기 침체 후 빠르게 급성장하는 'V자형', 한동안 경기침체 상태를 유지하다 서서히 회복하는 'U자형'보다 침체가 길고 회복이 더딘 것이 특징이다.

정부의 출구전략은 본격화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부동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이 미국이나 일본의 시장 붕괴 직전과 비슷하다는 내용의 집값 버블 경고까지 이어지면서 거래 공백, 가격 하락 등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자 부동산 장기 하락 공포감을 호소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금융위기 여파로 급락했던 집값이 지난해 반짝 회복한 이후 최근 다시 하락하면서 더블딥을 우려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부동산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부동산 투자 동호회의 한 투자자도 "각종 경제지표나 부동산시장 전망들을 종합해보면 빨리 부동산 처분하라는 마지막 경고같다"며 "이 침체가 언제 끝날지, 얼마나 깊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버블세븐 등 수도권 주요지역 집값 어떻길래

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참여정부 마지막 2년이었던 2006년 2월부터 2008년 2월까지 '버블세븐(강남 서초 송파 목동 분당 용인 평촌)'의 집값 상승률은 대부분 20%를 웃돌았다. 당시 평촌이 속한 안양은 31.5%나 올랐고 ▲양천구(29%) ▲용인(24.5%) ▲강남구(20.8%) ▲서초구(20.3%) ▲송파구(20.3%) ▲분당(15.8%) 등도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2월부터 지난 3월까지 2년간 버블세븐지역 아파트값은 서울 서초구(0.9%)와 양천구(목동 포함 1.0%)를 제외하면 모두 하락했다. 용인(-9.6%)이 가장 많이 떨어졌고, 분당(-8.9%), 안양시(평촌 포함 -3.4%) 송파구(-3.0%) 강남구(-1.1%) 등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수치상 오른 것으로 조사된 서초구와 양천구도 사실상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서초구의 경우 반포지역에서 대규모 재건축 새 아파트단지가 들어서면서 시세 상승을 이끈 데 따른 효과를 제외하면 사실상 다른 단지의 집값은 하락했다 분석이다. 양천구도 뉴타운지역 등 몇몇 상승 단지를 제외하고 목동만 따지면 하락세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버블세븐 집값 하락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지난 2년 동안 전국 집값은 4.4% 올랐고 수도권도 3.0% 상승했다. 인천(8.3%)이 많이 올랐고 서울(5.1%), 경기도(0.1%) 등도 모두 상승했다.

"침체 국면이지만 급락 없다" 주장 우세

부동산시장을 전망하려면 집값 적정 수준에 대한 고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국내 집값이 적정수준보다 비싸다는 버블론에 이견을 나타낸다. 하지만 부동산 상승시대가 막을 내리고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 한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나왔던 각종 부양책 약발이 끝난 데다 금리인상 압박, 투자심리 냉각 등 부정적 요소만 남아 있다"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버블 붕괴까지는 아니어도 한동안 집값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수석부사장 역시 "2006년처럼 수도권 전역의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우리나라 집값은 한꺼번에 많이 뛰고 천천히 조금씩 떨어진다"며 "버블에 비유하자면 풍선거품이 아닌 맥주거품과 비슷해 갑자기 터지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인구 감소나 집값 버블보다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집값 안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보다 입지 여건이 훨씬 좋은 서울 강남권 등의 보금자리주택에 수요가 몰리는 만큼 민간 주택은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1기 신도시 아파트 물량이 쏟아졌던 1990년대 초반 상황과 최근의 시장 상황이 유사하다"며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부동산시장은 장기안정 국면 초입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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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복규기자 cli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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