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세종시' 총리에서 '4대강' 총리로?
[머니투데이 양영권,변휘기자][(상보) 4대강 행보 급증…'설득 방식 한계' 지적도..]
정운찬 국무총리가 '4대강 살리기' 구원 투수로 등장했다. 4대강 사업 현장을 방문해 사업 필요성을 설파하는 한편 종교계 인사들을 만나 반대 여론 설득에 나섰다. '세종시 총리'를 자임하며 세종시 수정안 마련을 주도했던 것처럼 4대강 사업도 앞장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정 총리는 6일 서울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관 집무실에서 정진석 추기경을 예방했다. 정 총리가 정 추기경을 예방하는 것은 지난 2월1일 세종시 해법을 찾기 위해 찾은 이후 2달여 만이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주교회의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것을 알고 있다"며 "주교님들은 생명과 환경, 생태 차원에서 지적하는데 저희 쪽에서는 기술적인 것만 말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 저희 뜻이 잘 전달되지 못했구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4대강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도록) 도움을 주십사 하고 찾아뵙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총리는 지난달 26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4대강 살리기의 진성성이 충분히 전달되지 못해 아쉽다"고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이달 3일에는 고(故) 한주호 준위의 영결식 참석 등으로 바쁜 와중에도 4대강 사업 공사현장인 낙동강 함안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정 총리의 4대강 행보가 부쩍 늘어난 것은 지난달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정부와 여당에 4대강 사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설 것을 독려하고 나서면서부터.
당시 이 대통령은 "정치적 반대자라도 성실하게 설명하고 진실을 알려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밝혔다. 천주교 주교회의가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자연환경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힐 것"이라고 밝히는 등 종교계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데 대해 대책을 주문한 것이다.
정 총리는 정 추기경 예방 후 불교 등 다른 종교 지도자나 시민단체 관계자를 만나는 등 '4대강 행보'를 계속할 예정이다. 총리 취임 이후 세종시 원안 수정을 관철시키기 위해 충청권을 집중 방문하고 종교계 인사와 지역 유력 인사들을 잇따라 접촉하며 승부수를 걸었던 것과 유사하다.
정 총리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총리실 관계자는 "그간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종교계 등에 대해 설명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정 총리의 4대강 행보는 국무총리로서 국정수행에 소임을 다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찬반이 비등하거나 찬성이 다소 높게 나왔던 세종시 수정안에 비해 여론 면에서 오히려 불리하다. 지난달 말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4대강 사업 찬반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대가 49.9%로 찬성(36.7%)을 크게 앞섰다.
특히 현재처럼 4대강 사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지지를 당부하는 방식에 대해 회의론도 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 인사들의 4대강 행보는 '국민이 모르기 때문에 더 홍보해야 한다'는 식이지만 이미 국민들은 지난 2년여 동안 많은 정보를 접했다"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여론수렴 방식 없이는 여론을 돌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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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권,변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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