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노믹스 부활하나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보강된 3기 경제팀이 출범하자 성장 위주의 'MB노믹스' 부활을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7% 성장, 1인당 4만달러 소득, 세계 7대 강국 진입이란 이른바 '747 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경기 부양, 수출 증대를 통한 성장 드라이브에 치중할 공산이 크다. 시장에선 벌써부터 기준금리 동결, 고환율 정책 등 출구전략이 늦춰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친시장 정책이 퇴조하고, 강만수 사단 특유의 시장 개입이 잦아지고 강도도 세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원활한 정책 공조='윤증현 장관-최중경 수석-김중수 총재' 라인의 원활한 정책 공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강만수 경제특보, 진동수 금융위원장, 김종창 금융감독원장, 권태신 국무조정실장까지 모두 과거 재무부 이재국 소속으로 최강의 팀워크를 자랑한다. 특히 윤 장관과 최 수석은 과거 금융정책실장-금융협력과장, 금융정책과장-사무관으로 같이 일한 경험이 있어 더욱 그렇다. MB 정부 원년 멤버인 김중수 총재 또한 "한은도 정부"라고 밝혀 '청와대-내각-한은'의 정책 협력은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성장 지향 궤도 수정=하지만 3기 경제팀의 정책 지향점은 성장에 방점이 찍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됐다고 판단, 경제 파이를 키우려는 복안으로 비친다. 2012년 총선, 대선 등 정권 재창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기도 하다. 실제 '최틀러'라는 별명처럼 최 수석은 고환율을 통한 수출 증대ㆍ경제 성장을 지향해왔다. 최 수석은 "이제 내 생각은 없다"고 말했지만 적어도 경상 흑자에 따른 원화 절상을 방관하지 않을 것만은 분명하다. 김중수 총재도 "한은 독립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경제 전체를 보고 일해야 한다", "한은도 인식의 변화, 역할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문을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 성장 드라이브에 힘을 보탤 공산이 크다.▶산적한 정책 과제=강력한 추진력이 장점인 3기 경제팀이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들을 재기용한 것은 그동안 세종시와 4대강사업에 발목이 잡혔던 경제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는 속내로 이해하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영리 의료법인 등 서비스시장 개방, 녹색성장,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등이 대표적 사례다. 때문에 기업과 시장에 대한 정부 압박 강도는 더 커질 듯하다. 저금리ㆍ고환율의 정책 환경을 조성해준 만큼 기업들이 투자 확대에 과감히 나서 달라는 주문인 것이다. 금리, 주식, 외환 등 금융시장에 대한 정부 입김도 과거와는 사뭇 달라질 듯하다.▶견제 없는 독주=성장 정책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한강의 기적은 성장 드라이브가 밑거름이 됐고 외환위기 이후 낮아진 성장 잠재력을 키우려면 불가피한 측면이 없지 않다. 무상 급식 사례처럼 봇물을 이루는 국민의 재정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서라도 나라 살림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하지만 출구전략 지연에 따른 자산 거품은 또다시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재정 및 통화 팽창에 따른 더블딥 우려는 커지고 있고, 가계 부채는 이미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문제는 이런 정책 쏠림을 견제할 장치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나마 윤증현 장관이 그동안 친시장 정책을 펴왔으나 지방선거 이후에도 자리를 보전할지는 불투명하다. 계층 간, 지역 간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 3기 경제팀이 과연 성장과 분배가 균형을 이룰 정책 로드맵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yesstar@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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