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위해서라면.." 여야·재계 머리맞대
[머니투데이 양영권기자][[제1회 MT포럼] 2시간 동안 일자리 창출 다양한 의견 쏟아져]
3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회 MT포럼에서는 일자리 창출 위한 국회의원들과 재계, 학계 인사들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규제 완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방 투자 활성화와 서비스산업 경쟁력 확보,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제 대응에 대해서는 미묘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아울러 현재 정부 현안인 세종시 문제를 놓고서도 '지방경제 활성화'가 세종시의 목표여야 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됐지만 정부의 수정안에 대해서는 찬반이 엇갈렸다.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위주 지방 정책에 대해 여당 의원조차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진입규제만 풀어도 일자리 100만개 생겨"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
= 우리나라는 일자리가 부족하다기 보다는 좋은 일자리가 없다는 게 맞는 것 같다. 좋은 일자리는 기업이 만드는 것이고 정부는 그렇게 하도록 규제를 완화하고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
우선 토지 이용 규제를 완화해 지방 경제를 활성화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을 이뤄내는 것이 중요하다. 또 서비스산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해 서비스 수지 적자를 해소하고 산업을 고도화해야 한다.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
= 서비스 산업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규제가 심하기 때문이다. 걸핏하면 신성장산업 분야에서 일자리 몇 십만 개 만든다고 말하는데 지금 숨이 넘어가게 생겼는데 한가한 소리에 불과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를 푸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간호사나 약사는 현재 국내외에 수요가 굉장히 많은데도 규제 때문에 충분히 인력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 단체에서 기를 쓰고 반대하든 말든 정부에서 (인력 배출 규제를 완화)하면 된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
= 전구의 경우 대부분 필립스나 오스람등 외국산을 쓰지 국산을 쓰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현재 존재하는 전구 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는 누구를 위한 규제인지 묻고 싶다. 국무총리실에 등록된 이 같은 진입규제가 700개지만 숨은 것을 찾으면 2000개 정도 된다. 규제 1개당 500명 정도의 일자리 창출을 억제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이들 진입 규제만 풀리면 일자리가 100만 개는 생겨날 것으로 생각한다.
◇"지방이전 기업, U턴 기업에 지원 늘려야"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해외에 진출했다 국내로 돌아오는 이른바 '유(U)턴 기업'에 세제 지원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내국인이 해외에서 영위하던 기업을 수도권 외 지역으로 이전해 사업을 개시하는 경우 소득세 또는 법인세를 대폭 감면해 줄 필요가 있다. 현재 수도권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경우 법인세와 소득세를 7년간 100%, 3년간 50% 감면해 주고 있다. U턴 기업에도 이런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정장선 국회 지식경제위원장(민주당)
= 현재의 지방투자보조금 제도에도 문제가 있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하는 기업에게 보조금을 주고 현지에서 고용하는 기업에게도 고용보조금을 주고 있다.
문제는 수도권에서 가까운 충청도 강원도 일부 지역에 기업 이전이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2개 지역에 지원금의 87%가 나가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특징을 기반으로 전략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보조금을 받기 위해) 무조건 내려가고 보는 경향이 있다.
■ 이한구 의원
= 정부가 지방의 인프라를 수도권 수준까지 정비해 줘야 하는데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지방의 성장 전략과 특화 산업 전략에 맞게 인프라를 갖춰 주고 거기에 필요한 연구개발(R & D)이나 기업 이전 프로그램을 병행해 줘야 (지방 기업이) 나름대로 경쟁력 갖출 수 있다. 그런데 자꾸 생산성 없는 사회간접자본(SOC)에만 돈을 투자하니까 비판을 받는 것이다. 그 돈 있으면 특화된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거나 복지를 확충하는 데 써야 한다. 4대강 살리기든 환경 개선이든 그것은 (지방) 스스로 할 수 있다.
◇수출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 재고해야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
= 현재의 수출 대기업 중심의 경제 구조가 바꾸지 않는 한 일자리 창출은 어려울 것이다. 일자리 문제와 가장 밀접한 경제 변수가 바로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면 수출이 많아져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보는데 실제로는 환율이 올라가면 내수가 위축돼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다. 말로는 일자리를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가고 있다. 이 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실질 소득은 계속 줄어들 것이다.
■이한구 의원
=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문제의 상당 부분은 대기업 집단이 너무 욕심을 내는 데서 나온다. 터를 닦아야 할 대기업이 중소기업이 닦아 놓은 터를 낚아챈다. 이 부분에서 정부나 대기업이 해결책을 내놓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못한다. 또 대기업이 2세, 3세로 넘어가면서 돈을 쉽게 벌려는 성향이 생겼다. 그런 유혹을 떨쳐버리도록 여론이 형성돼야 한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
=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 모델을 확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 모델은 전자와 자동차 산업이 몰려 있는 충남 천안에서 찾을 수 있다.
◇"획일적인 교육제도, 서비스산업에 안맞아"
■한상완 상무
=서비스 산업은 특성상 다품종, 소량, 맞춤형 산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 테마파크를 하나 만들더라도 도로를 만들 때처럼 일률적으로 만들면 안되고 한 부분 한 부분 다 예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교육시스템은 대량 생산 제조업을 위한 것이다. 획일적인 교육받으면서 그런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
■정장선 위원장
= 기업형 슈퍼마켓(SSM) 문제를 풀어야 한다. 대형마트 1개 평균 매출액이 재래시장 5개 합한 것과 같다. 대형마트 하나가 재래시장 상점 600개와 같다고 한다. 대형마트가 1개 생기면 일자리 300명 증가하는 반면 재래시장 몰락으로 1000명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구조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극빈층으로 전락하는데 아무런 대책이 없다.
◇지방 발전 핵심, 세종시 해법은?
■권택기 의원
= 세종시는 중이온 가속기나 융복합 연구센터 등을 통해 단순한 경제중심도시가 아니라 과학을 중심으로 교육연구기업이 들어와서 새로운 클러스터가 구축돼야 한다. 세종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중심도시, 일자리 25만 개의 진정한 자족도시로 탄생해 대한민국의 신성장을 이끌어야 한다.
■정장선 위원장
= 나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지만 세종시에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에 찬성한다. 세종시에 행정수도를 이전해서라도 지방 경제가 나아지면 좋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20개 정도 읍·면·동이 있는데 3개 읍면동에 50%인구가 산다면 나머지에서 가만있겠는가. 그 정도로 지역 경제 상황이 어렵다.
각 나라는 국제경쟁이 치열해지고 하니까 지역에 보다 많은 권한을 주고 통합해서 힘을 몰아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수도권 개편이 힘을 못 내고 있다. (정부 수정안은) 세종시 때문에 혁신도시에도 특혜를 주겠다고 하는데 이런 식의 정치적 결정과 판단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한상완 상무
= 정부 기관 몇 개 내려가서 제대로 된 도시가 못된다. 정부가 하는 일은 산업 효과가 적기 때문이다. 기업이 가야 산업이 생기고 고용이 유발된다. 그러나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에서) 너무 작은 답을 내놨다. 차제에 세종시를 경제자유구역 만들고 규제 100개 이상은 적용하지 말도록 하자. 그래서 세종시를 진정한 경제자유구역 테스트베드로 만들자.[관련기사]☞ "정치인과 경제인,툭 터 놓고 만나다"☞ "국회에 규제개혁委 설치해 규제 깨야"
▶ (머니마켓) 성공투자의 지름길 '오늘의 추천주'
▶ (머니마켓) 오늘의 증권정보 '재야고수 종목 엿보기'
양영권기자 indepen@<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