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잇딴 악재에 동분서주한 6개월..다시 어디로?

변휘 기자 2010. 3. 2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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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기자]취임 6개월을 맞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확대간부회의를 소집했다. 26일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맞은 첫 번째 업무일인 탓에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은 너나없이 긴장한 표정이었다.

정 총리는 회의에 앞서 "6개월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바쁘게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국정현안들을 접하고 처리해오면서 보람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말 그대로 지난 6개월은 정 총리에게 '악재'의 연속이었다. 정 총리는 취임 직후 당시 최대 현안이었던 용산 참사 문제 해결에 나서야 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부산 사격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일본인 관광객 16명이 죽거나 다쳤다.

'세종시'는 정 총리 취임 이후 현재까지 정 총리에게 붙는 수식어로 통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에 불을 붙인 것은 정 총리 스스로였다. 정 총리는 지난해 9월 3일 총리 지명 직후 "(세종시 원안이 그대로 추진될 경우) 행정 비효율 등 문제가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취임 후 수정안을 정부의 공식 의제로 밀어붙여 현재 관련 법안이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말실수로 잇따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정 총리는 1월 4선이며 평생 독신으로 살아왔던 고(故) 이용삼 민주당 의원의 빈소를 찾아 "초선 의원으로서"라며 "처와 가족의 안부"를 질문해 빈축을 샀다. 같은 달 대정부 질문에서는 일본군의 생체실험 부대였던 731부대를 '항일독립군'이라고 언급했고 단식 중이던 양승조 민주당 의원을 만찬에 초청하기도 했다.

거듭된 '악재'에도 정 총리가 지난 6개월 동안 각종 정부 현안들을 뚝심있게 밀어붙여 왔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 총리는 취임 직후 용산참사 현장을 찾아 조문하며 유족들에게 사태 해결을 약속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용산참사를 '법질서 확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비판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말 정부와 유족이 극적으로 보상안에 합의하며 결과적으로 정 총리의 해결 의지가 주목받았다.

세종시와 관련해 직접 충청도를 9번이나 방문하며 지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또 단시간에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해 국무회의를 통과시켰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부족한 수량을 확보하고 오염된 수질을 개선해 생명의 강, 환경의 강, 문화의 강을 만드는 대역사"라고 거듭 강조해 구시대적 토목공사라는 이미지를 희석시키는데 주력했다.

한 정부 고위 관계자는 "긍정ㆍ부정을 떠나 이렇게 힘이 실린 총리는 이해찬 총리 정도뿐이었다"며 "이 대통령도 주위에 여러 차례 '세종시 문제는 정 총리 말만 믿는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과거 몇몇 총리들은 형식적 의전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정 총리는 세종시와 4대강, 교육개혁 등 주요 국정 현안을 직접 주도하며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 본연의 역할 수행에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앞으로 정 총리의 정치적 생명력도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통과 여부에 달렸다는 것이 정부와 여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책임론의 첫 번째 화살은 세종시 수정 작업을 주도한 정 총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는 것.

한 여권 인사는 "수정안 부결로 정부 지지도가 급락하고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힘이 박근혜 전 대표에게 쏠릴 경우 정 총리는 오래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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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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