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마이 레이디>에는 아직 볼 것이 남아있다

윤이나(TV평론가) 2010. 3.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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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마이 레이디 > 2회 월-화 오후 8시 50분"아줌마 정체가 뭐예요?" 하루는 가사도우미로 등장해 말대꾸하고 참견해 가며 정신을 쏙 빼놓더니, 또 하루는 뮤지컬 제작사 인턴 직원이 되어 나타나 갑자기 새로운 연기 인생을 제안하겠다고 한다. 또 그 날 밤에는 주인도 없는 집에 떡하니 이름 모를 아이까지 데리고 들어와 있으니, 톱스타 성민우(최시원)의 입장에서는 뻔뻔한 이 아줌마 윤개화(채림)의 정체가 궁금할 법도 하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는 '톱스타 성민우에게 다섯 살 난 딸이 있다'는 스캔들이 제 손 안에 있다며 뮤지컬 출연을 조건으로 걸고 협상을 시작한다. 좋은 말로 해서 협상이지, 편지와 아이의 사진을 찍어뒀다고 말하는 내용은 거의 협박에 가깝다. 이미 다른 드라마들을 통해 수없이 반복되어왔던 뻔한 사건의 전개도, 어디선가 본 듯한 캐릭터도 < 오! 마이 레이디 > 가 우연이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보여주는 쇼 비즈니스의 세계만큼 문제적이지는 않다. "아니 뗀 굴뚝에도 연기 난다, 난다 하면 산불이 되는" 무서운 진실이 < 오! 마이 레이디 > 에서는 평범한 아줌마가 쥐고 흔들 만큼 가벼운 것이다. 이쯤 되면 보는 사람들도 성민우 만큼이나 윤개화가 '딸을 위해 취직을 해야 한다'는 당위만으로 어디까지 갈 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 오! 마이 레이디 > 에는 아직 볼 것이 남아있다. 성민우는 자신의 약점을 쥔 매니저로도 모자라 갑자기 나타난 딸의 문제까지 해결해야 하고, 윤개화는 협박을 하든 참견을 하든 성민우를 통해 취직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하다. 뻔한 내용 속에서도 나름대로 절실한 이들의 부딪힘이 < 오! 마이 레이디 > 가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시너지 효과일 것이다. 실장님을 넘어 대표님이 된 유시준(이현우)의 역할도 그저 윤개화의 조력자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 오! 마이 레이디 > 는 이 뻔한 재료들로 어떻게 다른 밥상을 차릴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즐거움의 공장 "10 아시아" (10.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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