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작가의 뻔&펀한 여행] 제주도 비자림 숲길

강석균 여행작가 2010. 3. 22. 12:0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자림 숲길을 걷다.이제 1112번 비자림로의 이름이 유래된 비자림으로 가보자. 비자림은 제주 동쪽 구좌읍 평대리 일대 448,165㎡ 면적에 500∼800년생 비자나무 2,570그루가 군락을 이룬 곳을 말한다. 통상 송당 마을 옆에 있어 송당의 비자림이라고 하기도 한다. 비자림의 비자나무는 단순림으로는 세계 최대이고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비자나무는 구과목 주목과의 상록교목로 다 자라면 높이 25m, 지름 2m까지 된다. 비자림에 있는 비자나무는 나무의 높이가 7∼14m, 지름이 0.5∼1.1m 가량이다.

비자나무의 모양은 가지가 사방으로 뻗치고 나무껍질은 회색을 띠는 갈색이다. 열매는 지름 20mm 정도의 타원형으로 구충제, 변비약, 위장약 등으로 쓰이고 비자유는 기관지 천식이나 장 기능 향상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 비자림 입구에서 비자열매를 한 봉지 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비자 목재로는 질이 좋아 고급 가구나 바둑판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비자림으로 가는 길은 좀 복잡하다. 우선 제주시에서 동회귀선 시외버스를 타고 세화에서 내린다. 세화에서 다시 1시간에 1대 오는 읍면순환선 버스를 타고 비자림에서 내리면 입구 좌측에 청소년야영장이 있고 앞으로 가면 비자림 입구가 나온다. 주차장에는 여느 제주의 광광지에서 볼 수 있는 관광버스 대신 제주 번호판의 제주 차만 볼 수 있다. 이것은 비자림이 제주 사람 중에서도 비자림의 숨은 매력을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란 의미가 아닐까. 비자림 입구에는 비자림 휴게식당이 있어 늦은 아침 겸 점심을 먹을 수도 있다.

비자림의 산책로는 원형으로 되어 있어 어느 방향으로 가나 한 바퀴 돌긴 마찬가지다. 산책로의 제일 끝에는 820년 된 비자나무가 있는데 새천년 비자나무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여져 있다. 산책로에는 화산암이 잘게 부서진 송이가 깔려있어 걸을 때마다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사각거리는 소리에 누가 쫓아오나 뒤를 돌아보면 내가 송이를 밟는 소리이다.

한가한 산책로와 곳곳에 있는 쉼터는 걸으며 쉬며 생각하기 좋은 장소를 제공한다. 산책로에는 울창한 비자나무가 우거져 하늘빛을 가릴 정도여서 한여름에도 시원하다. 아쉽게 산책로는 1.2km에 불과해서 천천히 걸어 30~40분이면 비자림 내 산책로를 충분히 돌아볼 수 있다. 산책로가 짧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비자림 뒤 돋오름(284.2m)이나 다랑쉬오름(382.4m)을 연결해 다녀올 수도 있다.

다랑쉬오름과 용눈이오름은 덤!돋오름이나 다랑쉬오름에 오르면 비자림은 물론 제주 동쪽 해안이 한 눈에 들어온다. 장관이다. 다랑쉬오름 남쪽 낮은 쌍봉 모양의 오름은 용눈이오름이다. 돋오름이나 다랑쉬오름에서의 감동도 잠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눈물을 머금고 다시 비자림까지 되돌아와야 한다. 서려니 오름 끝에서처럼 절로 욕이 나온다. 참자! 이곳에는 원래 대중교통이 없었다.

비자림에 도착해서 세화로 나가는 읍면순환선을 기다리는 것이 고역이다. 약1시간에 1대씩 운행하는 읍면순환선은 오히려 비자림을 찾는 사람의 발길을 멀리하는 요인이 되어, 한적한 가운데 비자림 숲길을 걸을 수 있게 하지만 돌아갈 땐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제주도 관광공사나 제주도청 관광부서에 계시는 분들이 이런 실정을 알고 있을까. 아마 읍면순환선을 타 본적이 없어서, 승용차만 타고 다녀서 죽어다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그렇다고 렌트카를 타고 비자림에 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냐 하면 쌩-하고 비자림 한바퀴 돌고 쌩-하고 비자림을 벗어나게 된다. 거참! 묘하다. 비자림에 빨리, 쉽게 올 수 있으면 그만큼 빨리 돌아간다. 영국 록그룹 퀸의 < 보헤미안 렙소디 > 노래가사처럼 '이지 컴, 이지 고(easy come, easy go)'라고 할까.

제주시에서 동회귀선 시외버스 타고 세화에서 읍면순화선 타고 어렵게, 오랜 시간 들여 비자림에 오면 그만큼 비자림에 오래 머물며 돌아가게 된다. 어떻게 오던 비자림 숲길을 걸으며, 비자림 숲에 머물며 비자림 숲에 빠져보고 느껴보고 돌아가길 바란다. 비자림은 느리게 충분히 보고 즐기는 자의 것이니까.

코스 & 시간 :1. 비자림 숲길 코스 : 1.2km, 20~30분비자림 입구→산책로→새천년 비자나무→산책로→비자림 입구2. 비자림 숲길-돋오름 코스 : 약2.2km, 1시간 30분비자림 입구→산책로→새천년 비자나무→돋오름→새천년 비자나무→산책로→비자림 입구※새천년 비자나무 샛길로 가면 비자림 돌담이 나오고 돌담 너머 좌측으로 가면 돋오름 오르는 길이 보인다.

3. 비자림 숲길-다랑쉬오름 코스 : 약4.2km, 2~3시간비자림 입구→산책로→새천년 비자나무→돋오름→다랑쉬오름→새천년 비자나무→산책로→비자림 입구※돋오름에서 콘크리트길로 나가 길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다랑쉬오름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비자림에서 도보로 다랑쉬오름에 갈 경우, 경험자와 함께 가는 것이 좋다.교통 :1. 동회귀선 시외버스 : 평대 또는 세화 하차. 김녕-덕천-송당-세화 읍면순환선 승차(약1시 간 간격), 비자림 하차

2. 승용차 : 제주시-1132번 일주도로-평대 초등학교 앞-1112번 비자림로-비자림 입구-비 자림

제주시/서귀포-97번 번영로-대천동 사거리-1112번 비자림로-비자림강석균 여행작가 tbontb999@tvreport.co.kr강석균 작가 트위터 http://twitter.com/sk_kang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