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시마② 밤이 기다려지는 식도락 천국

2010. 3. 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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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럽게도 가고시마 시내에는 '가고시마 중앙역'과 '가고시마 역'이 있다. 이름이 흡사한 두 역 가운데 가고시마의 현관 역할을 하는 기차역은 가고시마 중앙역이다.

2011년 봄 규슈 신칸센이 모두 개통되면, 후쿠오카(福岡)의 하카타(博多) 역으로 고속열차가 출발할 역이기도 하다.

현재는 신칸센 선로가 가고시마에서 구마모토(熊本) 현의 신야쓰시로(新八代)까지의 137㎞ 구간에만 깔려 있지만, 내년에는 후쿠오카까지 이어져 1시간 20분 만에 두 도시를 왕래할 수 있게 된다.

후쿠오카와 가고시마, 규슈 북부와 남부를 대표하는 두 도시의 거리는 점차 가까워지고 있지만 시가지 풍경은 여전히 다르다.

규슈 최대 도시인 후쿠오카는 인파로 붐비지만, 가고시마는 한결 한적하고 여유롭다. 가고시마 중앙역에서 전차를 타고 네 정거장을 가면 닿는 덴몬칸(天文館) 역시 조명은 휘황찬란하지만 왁자지껄하거나 어지럽지는 않다.

과거 천문관측소가 자리했던 덴몬칸은 천장과 바닥의 별자리표를 제외하면, 일본 중소도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아케이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잡화를 파는 약국과 서점,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이 늘어서 있다.

하지만 보행자 도로인 덴몬칸에서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고급스러운 식당과 허름한 술집이 혼재해 있는 재미있는 광경이 나타난다. 목청껏 소리를 지르며 호객하는 젊은이들로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

덴몬칸의 먹자골목에는 유독 외벽이 검은색으로 칠해진 식당이 많다. 가고시마의 명물이 흑돼지와 흑우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토종닭도 가고시마의 별미인데, 고기를 꼬치에 꿰 숯불에 구워 판매하는 선술집이 많다.

다양한 고기 가운데 가고시마 사람들이 첫손에 꼽는 음식 재료는 흑돼지다. 가고시마의 흑돼지는 미네랄 성분이 함유된 지하수와 발효 사료를 먹어 육질이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다.

조리법도 특이해서 흑돼지를 저며 육수에 데쳐 먹는 샤부샤부가 가장 인기가 높다. 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어야 한다는 인식 탓에, 처음에는 꺼려지지만 고기가 워낙 얇아서 잠시만 담가도 금세 익는다.

흑돼지의 명성에 가려 있지만, 바다와 접해 있는 가고시마에서는 맛있는 해산물도 많이 잡힌다. 새벽부터 문을 여는 어시장에서 각종 생선이 거래되는데, 봄에는 다랑어를 비롯해 새우와 오징어가 제철이다.

시장 내부에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초밥과 회, 덮밥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 숨어 있다. 일찍 일어나 시장의 경매 과정을 둘러보고 아침식사를 해도 좋다.

가고시마에서 빼놓지 말고 맛봐야 할 것은 '소주'이다. 국내에서도 익숙한 술을 굳이 이국에서 먹어야 하는 이유는 가고시마 현에만 소주 공장이 100곳이 넘고, 생산되는 술도 1천여 종에 달하기 때문이다.

일본을 상징하는 술은 청주지만, 가고시마는 날씨가 따뜻해 청주를 주조할 수 없다. 그 대신 고구마를 증류해 빚은 향긋한 소주를 반주로 곁들인다.

대개 알코올 도수가 25도로 한국 소주보다 독해 물이나 얼음을 섞어 마시는데, 의외로 입에 잘 맞는다.

글ㆍ사진/박상현 기자(psh59@yna.co.kr)(대한민국 여행정보의 중심 연합이매진, Yonhap Imazine) < 뉴스의 새 시대, 연합뉴스 Live ><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 포토 매거진 ><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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