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넘치는 지방 미분양 시장 양도세 감면 약발 '반신반의'

[한겨레] "확실한 호재"…"근본해결책 아냐"

지방 미분양 아파트 구입자에 한해 양도소득세 감면혜택을 내년 4월까지 1년간 연장하기로 한 정부 조처가 침체에 빠진 지방 주택시장 회복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선 이번 양도세 감면 연장이 지방 미분양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 2월 종료된 양도세 감면은 수도권에도 적용된 탓에 상대적으로 지방에서는 효과가 반감된 측면이 컸기 때문이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 1년간 시행한 양도세 감면책은 사실상 수도권에 효과가 집중되면서 지방에는 되레 역차별을 가져온 폐해가 있었다"면서 "이번에는 지방 주택시장에서 확실한 호재"라고 말했다.

또 이번 조처는 분양가 할인폭에 따라 양도세 감면율이 차등 적용되는 방식으로 건설사의 자구노력까지 유도했다는 점에서 '도적적 해이' 논란도 비껴갔다.

당정은 분양가 10% 이하 인하 때 양도세의 60%, 10% 초과 20% 이하 인하 때는 80%, 인하율이 20%를 초과하면 100% 감면해 분양가 낮추기에 적극적인 업체일수록 더 큰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김신조 내외주건 사장은 "지방에서는 외부에 노출하지 않고 분양가를 깎아주는 사례가 많았는데 이번 조처로 분양가 할인이 공식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지방 미분양의 원인이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에 있는 만큼 양도세 감면으로 시장 회복을 기대하기엔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양도세 감면은 어디까지나 주택 구입자가 이후 집값이 오른 시점에 되팔 때 적용하는 혜택인데, 주택보급률이 100% 안팎인 대부분 지방 도시에서는 향후 주택가격 상승을 점치기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중소건설사들의 경우 분양가 할인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은 편이다. 한 중소건설사 임원은 "대형 건설사와 달리 원가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 건설사가 미분양 아파트 가격 할인율을 20% 이상으로 높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중소 건설사들에 대한 차등적인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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