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킥>과의 시간, 이제 겨우 22분 남았다

2010. 3. 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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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붕 뚫고 하이킥 > 125회 MBC 월-금 7시 45분< 지붕 뚫고 하이킥 > (이하 < 지붕킥 > )의 시간은 모라토리움의 시간이다. < 지붕킥 > 이 진행되는 동안 순재(이순재)와 자옥(김자옥)은 연애 중이었고, 현경(오현경)과 보석(정보석)은 평범한 결혼생활 중이었으며, 한옥집의 청춘들은 세상에 나갈 날을 기다리며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무엇보다 세경(신세경)자매에게 성북동에서의 시간은 인생의 유예기간이었다. 그 유예의 기간이 끝나가면서, < 지붕킥 > 속의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순재와 자옥은 결혼식 대소동을 지나면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부부가 되었고, 평생 사고만 치며 살 것 같았던 보석도 제대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광수(이광수)와 인나(유인나)도 서로에게 성숙한 태도를 보여주었고, 해리(진지희)는 이제 신애를 '믿어 줄'만큼 신애와 가까워졌다. 이들의 이야기가 끝나가는 자리에는 < 지붕킥 > 후반부의 이야기를 끌고나갔던 네 명의 청춘남녀가 남아있다. "황정음답게" 살기 위해서는 뛰어 넘어야 하는 잔인한 현실 앞에서 부딪히고 깨지던 정음은 "당당하게" 지훈(최다니엘)앞에 서기 위해 다시 한 번 지훈을 떠났고, 세경이 떠나가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던 준혁(윤시윤)은 마지막이 될 데이트에서 세경에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 위로 떨어지는 "15일 먼저" 찾아온 벚꽃은, 그 유예기간이 끝나고 말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만 같다. 시간의 흐름이 성장을 담보하지는 않지만, < 지붕킥 > 은 시트콤과 드라마 중간 즈음에서 인물들과 함께 성장해왔다. 이 성장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어떤 성장에도 아픔은 동반되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게 해준 점일 것이다. < 지붕킥 > 은 시들고 말라 있는 것 같아 보여도, 언젠가는 다시 꽃피울 겨울나무와 같다. 이제 그 나무에는 조용히 움이 트고, 곧 꽃이 필 것이다. 그렇게, < 지붕킥 > 의 시간은 다시 흘러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그들의 시간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단 22분뿐이다.글 윤이나

< 한식탐험대 > KBS2 목 저녁 8시 50분목요일 밤 9시 KBS2의 편성표는 바람 잘 날 없는, 주인 없는 변방의 요새 같다. 한 가지 룰이 있다면 노래자랑에서 음식 버라이어티까지 타깃층을 중년층 이상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 한식탐험대 > 는 < 도전 디미방 > 의 후속 프로그램이지만 연예인 출연진을 걷어낸 것만 빼고는 달라진 것이 없다. 1시간 방송에 4가지 꼭지가 속사포처럼 이어지는데 < 6시 내 고향 > 과 < 스펀지 > , < 비타민 > 등의 프로그램을 조금씩 나눠서 보는 듯하다. 이제 9회째를 맞은 이 프로그램은 우리 밥상에서 볼 수 있는 한식재료를 조명한다. 어제 방송의 주인공은 문어였다. 조상들이 언제부터 문어를 먹었고, 어떻게 여겼는지 역사적인 사실을 조명하고, 전국의 문어 맛집과 특이한 요리를 소개하고, 문어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과학적으로 해결한다. 그리고 문어 예찬가를 만나서 문어가 몸에 좋은 이유를 과학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 도전 디미방 > 에서 시골 오지를 다니며 활약한 르네상스 호텔 총주방장 브랜든이 난생 처음 문어를 보고, 요리를 배운 다음, 그만의 새로운 요리에 도전한다. 반갑게도 시식 손님으로 < 미녀들의 수다 > 의 스타 아비가일이 출연한다. 이 프로그램이 속사포 같다는 것은 '문어'라는 주제를 하나로 놓고 정말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다니며 맛집을 발굴하고, 연구 실험을 하는 이야기가 쉴 새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보다 수다스럽고, 속도감 있는 프로그램도 없다. 방송 제작에 많은 인력과 공을 들이는 것이 풍부한 레퍼런스로 증명되는 셈이다. 그런데 딱 그 부분이 아쉽다. 너무 많은 정보와 이야기를 담으려다보니, 뭐 하나 시청자의 마음을 잡아당기는 후크가 없다. 준비를 많이 해서 정신없이 밀어붙이는 것이 어디 하나 특출한 기획이 없기 때문이란 생각도 든다. 문어가 맛좋고 영양 좋은 것은 알겠는데, 리모컨을 가만히 두지는 못하겠다.글 김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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