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작가의 뻔&펀한 여행] 제주도 사려니 숲길

강석균 여행작가 2010. 3. 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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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일의 숲길

사려니 숲길은 한라산 남동쪽 기슭 사려니오름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나 정작 사려니오름까지 가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절물 휴양림의 장생의 숲길이 4.2km의 단거리 코스였다면 사려니 숲길은 15.4km의 장거리 코스이기 때문이다. 올레 코스를 좀 걸었다는 사람은 20km 짜리로 있는데 그 정도면 약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막상 사려니 숲길을 다 걸었다고 해도 1119번 서성로까지 가는 숨은 3km와 서성로에 도착하더라도 대중교통이 없는 까닭에 절로 욕이 나오는 코스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리 사려니 숲길의 끝에 교통편을 준비해 놓지 않으면 사려니오름에서 서성로로 나오기 전에 남원 지역의 콜택시를 불러야한다.

이처럼 사려니 숲길이 길이도 길고 끝에 대중교통도 없는데 가려는 이유는 해발 500~600m 사이의 제주 중산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이다. 사려니 숲길의 출발은 1112번 비자림로 또는 삼나무 숲길에서 시작한다. 1112번의 원래 이름이 비자림로인 까닭에 어떤 곳에서는 사려니 숲길 출발지를 비자림로 입구라고도 하는데 정작 번영로선 교래 경유편 시외버스정류장 이름은 물찻오름 입구이다. 헷갈린다. 버스정류장이 물찻오름인 것은 사려니 숲길 중간에 물찻오름이 있기 때문이다.

오름으로만 치면 사려니오름보다 분화구에 물이 차 있는 물찻오름이 더 인기가 있으나 2009년 12월 말까지 휴식년으로 입산통제되고 있어 오를 수 없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려니 숲길 입구=물찻오름 입구=1112번 비자림로 입구(삼나무 숲길)'는 같은 곳이다. 물찻오름 입구란 표지는 사려니 숲길 중간 진짜 물찻오름 입구에서 또 볼 수 있다. 헷갈린다.

1112번 비자림로의 물찻오름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남쪽으로 숲 속에 주차장이 있고 더 들어가면 사려니 숲길 입구가 보인다. 사려니 숲길은 원래 콘크리트 임도(林道)여서 거의 직선으로 남쪽방향으로 걸으면 물찻오름과 사려니오름을 지나 1119번 서성로와 만난다. 곳곳에 콘크리트가 깨지거나 송이를 깔고 목제데크로 길을 만든 곳이 있어 걷는 재미가 있다.

사려니 숲길에는 곳곳에 '참꽃 나무숲', '치유와 명상의 숲', '서어나무숲' 같은 테마 포인트가 있어 쉬어 갈 수 있고 게시판을 통해 자생하는 동식물에 대한 정보도 알 수 있다. 사려니 숲길에서 처음 만나는 포인트는 참꽃 나무숲. 참꽃나무는 진달래목 진달래과의 낙엽 활엽 관목으로 5월에 붉은 꽃이 잎과 함께 핀다. 다음 포인트인 물찻오름 입구를 지나면 성판악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 갈림길에서 성판악으로 향하면 성판악 휴게소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갈림길을 지나면 치유와 명상의 숲이 나오고 이곳에서 동쪽으로 향하면 남조로변의 붉은오름이 있다. 치유와 명상의 숲이란 표지 밑에는 월든(Walden)이라고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월든은 미국의 사상가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1845년 여름∼1847년 초가을까지 월든 호수가에서 홀로 지냈던 체험을 쓴 것이다. 월든에는 길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있는데 무성한 수풀이라도 사람이 몇 번 지나면 새로운 길이 생긴다고 했다. 우리가 숲길을 걸을 때에도 바른 길이 아니면 함부로 숲으로 돌아다니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무심히 걸어 생긴 길로 걸어가게 될 사람을 위해. 그 길로 가는 사람은 오로지 앞서 간 사람이 낸 길에 의지하게 되리니.

이 길의 끝에 서면 절로 욕이 나온다!

치유와 명상의 숲에서 남쪽으로 더 내려가면 서어나무숲이 나오고 여기서부터는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삼림연구소 시험림이 있어 통제구간이다. 이 구간을 통행하려면 난대림연구소(064-732-8222)에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이쯤 되면 벌써 이 구간의 숲길을 걷는 사람의 발길이 뜸함을 알 수 있다. 사려니 숲길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치유와 명상의 숲 정도에서 멈춰 되돌아가거나 동쪽 붉은오름쪽으로 가기 마련이다. 계속 남진해서 서어나무숲을 보는 사람이 많지 않다.

서어나무는 참나무목 자작나무과의 낙엽교목으로 회색 나무껍질이 울퉁불퉁한 것으로 알아볼 수 있다. 서어나무숲을 지나 서중천의 바위에서 잠시 쉬고 걸으면 더불어 숲이다. 더불어 숲이라 이름 붙여진 삼나무 숲을 지나면 사려니 숲길의 종착지인 사려니오름에 다다른다. 이제까지 수 킬로를 걸었는데 막상 사려니오름에 오르려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그래도 오름의 정상에서 조망을 보려면 힘을 내자.

사려니오름을 본 뒤, 돌아가기 위해 이제까지 온 길로 되돌아가기엔 거리가 너무 멀다. 거리상 남쪽 1119번 서성로까지 가는 게 낫다 싶다. 이미 서어나무숲에 도달했을 때부터 힘이 든다는 생각을 했을 텐데 삼나무 숲을 지나 사려니오름까지 당도했으니 힘이 다 빠졌을지 모른다. 힘을 내자.

이제 사려니오름에서 서성로까지 가려면 죽을 맛이다. 사려니 숲길이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지만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자신의 체력에 맞게 걸어야 한다. 기진맥진 서성로까지 나왔으나 정작 이곳에 버스나 택시 같은 대중교통이 없다. 절로 욕이 나온다. 저자에게 욕하지 마시라. 할 수 없이 114에 물어 가까운 콜택시(남원 콜택시 064-764-9191)를 불러야하는데 이것 또한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30~40분 기다려야할지 모른다. 하늘이 노래진다.

이런 이유로 제주 사람들도 사려니 숲길을 완주할 때 사려니 숲길 입구와 사려니오름 출구에 각각 차를 대놓는다. 사려니 숲길에서 피톤치드 팍팍- 내뿜는 나무에 둘러싸여 삼림욕을 하는 기분은 하늘을 날아갈 듯하다. 실컷 걷고 싶은 사람에겐 무한정(?) 걸을 수 있는 길을 제공하고 있고 종착지에 대중교통이 없다는 사실은 머리에서 쥐가 나게 한다. 사려니 숲길은 길어도 천천히 숲을 즐기며 자기 한도 것 걷고 싶다면 행복한 하루를 보장한다.

코스 & 시간 :

1. 완주 코스 : 15.4km, 5~6 시간사려니 숲길 입구→참꽃 나무숲(1.4km)→물찻오름 입구(3.3km)→치유와 명상의 숲(1.9km)→서어나무숲(1.1km)→서중천(1.3km)→더불어 숲(3.4km)→삼나무 숲(2km)→사려니오름(난대산림연구소 시험림, 1km) **이후 1119번 서성로까지 또 수 킬로

2. 사려니 숲길 입구-붉은오름 코스 : 10.1km, 3~4시간사려니 숲길 입구→참꽃 나무숲(1.4km)→물찻오름 입구(3.3km)→치유와 명상의 숲(1.9km)→붉은오름(남조로변 3.5km)

**다행히 남조로변에 남조로선 시외버스가 수시로 다닌다.3. 사려니 숲길 입구-성판악 코스 : 8.2km, 3~4시간사려니 숲길 입구→참꽃 나무숲(1.4km)→물찻오름 입구(3.3km)→성판악 갈림길(0.5km)→성판악(3km)

**성판악 휴게소 앞에 5.16노선 시외버스 수시로 다닌다.4. 사려니 숲길 입구-치유와 명사의 숲 : 6km, 2~3시간사려니 숲길 입구→참꽃 나무숲(1.4km)→물찻오름 입구(3.3km)→치유와 명상의 숲, (1.9km)

**사려니 숲길에서 제일 많이 가는 코스 교통 :1. 5.16노선 시외버스 : 교래 입구 하차. 물찻오름 입구까지 도보 15분2. 번영로선 시외버스 : 물찻오름 하차(교래 경유, 1시간 간격)3. 남조로선 시외버스 : 붉은오름 승하차(20분 간격)4. 승용차 : 제주시-1131번 5.16도로-교래 입구 삼거리-물찻오름 입구서귀포-1131번 5.16도로-교래 입구 삼거리-물찻오름 입구5. 콜택시 : 남원 064-764-9191(사려니오름 아래 한남쓰레기매립장이나 서성로의 한남 감 귤가공단지를 약속장소 정한다)

강석균 여행작가 tbontb999@tvreport.co.kr강석균 작가 트위터 http://twitter.com/sk_kang(**주소 변경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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