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반격 나선 친박계
친박이 뭉쳤다. 지난 2월 친이계가 밀어붙인 한나라당 의총에서 상대적으로 수세적인 처지에 놓였던 친박이 반격에 나섰다.
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종시, 무엇이 국익이고 백년대계인가?'라는 토론회에 친박계가 결집했다. 한나라당 친박 의원 뿐 아니라 미래희망연대(옛 친박연대)와 무소속 의원 등 모두 49명이 속한 범 친박계 모임인 '선진사회연구포럼(대표의원 유정복)'이 토론회를 주최했다. 토론회 자리에는 유기준·이계진·이정현·구상찬 한나라당 의원과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대표 등 친박 의원이 대거 참석했다. 친이계에서는 장광근 한나라당 전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9일 친박계가 주최한 세종시 토론회에 친박 의원, 박사모 등 3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
사회를 맡은 이학재 의원은 "세종시 원안이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만 비춰진다. 이 자리에서 세종시 원안과 수정안 중 무엇이 더 국익에 부합하는지 짚어보자"라며 토론회 개최의 의의를 밝혔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유정복 의원은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빈 껍데기다', '거덜난다'는 식으로 오해되고 있지만 원안은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서 오랜 논란 끝에 나온 결론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원안이 무엇이고 수정안은 뭐가 문제인지 정확히 알자"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당이 주최한 세종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기도 했던 조명래 단국대 교수(도시계획학)와 변창흠 세종대 교수(행정학)가 나섰다. 조 교수는 "국가균형발전, 지역혁신, 도시서비스 기능이 통합적으로 기능한다면 세종시는 중추거점기능을 갖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조 교수는 "(2002년 대선 당시 세종시안은) 거친 공약이었지만 나름대로 다듬어져 왔다. 장기적으로 행정부처 이전이 담겨져 있는 원안을 추진해야한다. 현재와 같은 국토불균형을 가지고는 절대 선진국이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토론회 인사말을 하는 친박계 유정복 의원 |
변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대기업에 천문학적 규모의 특혜를 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원형지 개발자를 공공 부문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에 맡겨 민간 기업이 부동산 개발이익을 향유할 수 있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친박 의원, 박사모 회원 등 350명이 넘는 방청객이 참석해 세종시에 대한 친박계 세를 과시했다.
한편 8일부터 시작된 6인 중진협의체는 3월말까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지만 성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친이계 이병석·최병국 의원, 친박계 이경재·서병수 의원, 중립 성향 권영세·원희룡 의원 등으로 꾸려졌지만 중진협의체를 바라보는 두 계파 간 간격이 워낙 크다. 친이계는 "최대한 절충안을 마련하겠다"라는 생각이지만 친박계는 "그 어떤 절충안도 수정안이다"라며 원안 고수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역시 중진협의체에 참여는 하되, 후퇴는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세종시 시한폭탄은 시간만 미룬 채, 재깍재깍 작동하고 있다.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 < 시사IN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시사IN 구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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