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국책사업 빛내려다 '빚'.."해법마련 우려불식"
[머니투데이 이군호기자][[LH '공기업혁신' 선도한다(3)] 재무구조개선특위 통해 개선방안 제시]
"양 공사(한국토지공사, 대한주택공사)의 부채가 어떤 사업에서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낱낱이 분석해 국민들에게 상세하게 밝히고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해 우려를 불식 시킵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지송 사장이 제1경영목표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하면서 위원회에 요구한 내용이다. 현재 LH 재무개선특별위원회는 세부적인 부채절감방안을 마련 중이며 이 방안이 시행에 들어가면 올해부터 부채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해 2014년부터는 부채보다 자금회수가 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지송 사장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재무건전성 확보, 경제살리기 및 일자리 창출, 보금자리주택의 차질없는 건설 등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하는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
◇부채 왜 증가했나 했더니=
지난해 말 기준 LH 부채는 109조2428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23%에 달한다.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그렇다면 LH의 부채는 언제부터 급속히 늘어났을까.
LH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LH의 부채는 21조원을 넘지 않았다. 2000년 20조6000억원(부채비율 252%)에서 2001년과 2002년 20조9000억원(254%·228%)으로 소폭 상승하다가 2003년에는 20조4000억원으로 줄고 부채비율도 191%로 200% 밑으로 떨어졌다.
문제는 참여정부들어 대규모 국책사업이 추진되면서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의 국민임대 100만호 건설과 세종시와 혁신도시 건설 등을 LH가 수행하면서 부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연도별로는 2004년 28조1000억원(231%)으로 증가한 부채는 △2005년 34조4000억원(250%) △2006년 50조4000억원(332%) △2007년 66조9000억원(383%) △2008년 86조8000억원(440%)까지 급상승했다. 현 정부 들어서도 보금자리주택 토지보상과 건설이 시작되면서 부채는 100조원을 돌파해 지난해 109조원(523%)을 기록했다.
국민임대주택, 세종시와 혁신도시, 택지개발지구 및 신도시 등 대형 국책사업 수행과정에서 LH 부채가 상승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국민임대주택의 경우 임대기간이 5년에서 30년에 달해 자금회수에 상당한 기간이 걸리는 대표적인 부채사업이다. LH는 국민임대주택 사업에 최소 27조원 이상의 자금이 묶여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시와 혁신도시는 토지 보상금과 조성비용까지 10조원 가량이 투자된 상황이지만 혁신도시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용지 매각이 지지부진하고 세종시는 정부의 수정안을 놓고 아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택지개발지구 및 신도시는 LH 전신인 토공과 주공이 경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과잉 투자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이 사장은 부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사업·재무 혁신으로 방만 경영의 오명을 벗고 국민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최우선 경영목표로 삼은 것이다.
◇재무개선개선 최우선 경영목표=
이 사장은 과도한 부채수준을 적정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 재무악화의 원인이 됐던 주요 정책사업을 포함 재무분야 전반에 걸친 정밀진단을 실시했다.
재무개선특별위원회는 LH내 재무담당 직원과 회계사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15~20명으로 구성돼 재무부실의 원인분석을 통해 공익사업을 원활히 수행하면서 부채를 줄일 수 있는 새롭고 근본적인 재무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위원회는 올해 사업도 종전 방식대로 진행할 경우 20조원에 달하는 부채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국민과 약속된 사업은 취소내지 중단없이 우선순위에 따라 추진하되 319개 사업지구별로 대대적인 사업점검을 통해 사업성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여기에 불필요한 중복자산과 미분양 재고자산의 조기매각 등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해 부채를 줄여나가기로 했다. 현재 LH는 보유 중인 미매각 재고자산에 대해 파격적 판촉전략을 시행, 자금 회수를 늘리고 수도권 등 우량사업지구내 보유토지는 조기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자구노력의 하나로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 10여개(연면적 8만4111㎡, 공시가격 1980억원) 중복사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서울 대치동 사옥은 최근 오뚜기가 537억원에 매입했다.
본사 오리사옥의 근무 부서를 정자사옥으로 통합이전한 후 오리사옥 역시 매각을 추진하고 있고 최악의 경우 정자사옥도 매각해 임차사옥으로 입주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LH는 지방 중복사옥 매각을 통해 1980억원, 본사 통합과 오리사옥 매각을 통해 5000억원 내외의 재무구조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무용 차량 매각과 임원용 차량을 반환하는 등 고통분담 차원에서 불요불급한 경상경비를 10% 이상 줄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해 경상경비가 2828억원이었지만 올해는 387억원 줄인 2441억원으로 감축하는 것이다.
한 LH 임원은 "지난 10년간 부채 흐름을 파악한 결과 토지공사와 주택공사의 방만경영도 일부 있지만 정부정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부채 증가가 많았다"며 "앞으로 어떻게 부채 상환능력을 높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관련기사]☞ LH "고객말 직접 듣자"..인원25% 현장배치☞ LH 인사 "선정기준 완전공개…구성원 화합 계기"☞ LH '이지송식 공개인사'로 대대적 물갈이☞ LH "100년가는 보금자리주택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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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호기자 guno@<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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