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 경영권 다툼 점입가경

2010. 3. 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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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벤처캐피탈의 효시인 한국기술투자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현 경영진측은 "한국 벤처 업계의 자존심을 일본에 빼앗길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SBI홀딩스측은 "현 경영진의 무능은 이미 드러난 사실"며 경영진 교체 요구를 번복하지 않고 있다.

한국기술투자의 백기사를 자처한 유니퀀텀홀딩스는 3일 "한국기술투자의 최대주주 SBI코리아홀딩스 및 특별관계자를 상대로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오는 18일 열릴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SBI코리아홀딩스가 이사진 교체 등의 안건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막겠다는 것이다.

유니퀀텀홀딩스와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SBI코리아홀딩스가 지난해 12월 한국기술투자의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는 "적대적 인수합병(M&A)를 할 때는 발행주식총수의 5% 이상 보유했다는 공시를 한뒤 5일간 추가 지분 취득이 금지돼 있음에도 SBI코리아홀딩스가 계속 지분을 사들였다"고 말했다. 흔히 '냉각기간'룰이라고도 말하는 이같은 조항은 적대적 M&A의 대상 기업에게 대비할 시간을 마련해준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것이다.

이에 대해 SBI코리아홀딩스는 "이번 지분인수는 적대적 M&A가 아니기 때문에 냉각기간 룰을 적용받을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SBI코리아홀딩스의 모회사인 SBI홀딩스가 지난 2008년 당시 한국기술투자의 최대주주인 KTIC홀딩스 지분 65%를 인수함과 동시에 경영참여 의사를 밝힌바 있으므로 사실상 관계사끼리의 지분 인수일 뿐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SBI코리아홀딩스는 한국기술투자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임시주총을 통해 현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한국기술투자를 이끄는 서갑수 회장은 지난 2002년과 2007년 두차례에 걸쳐 횡령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이로 인해 한국기술투자가 외부 자금을 모집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말했다. 2007년 208억원에 달했던 한국기술투자의 영업이익이 2008년 185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26억원의 누적 영업이익을 올리는데 그친 것도 다 그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한국기술투자 관계자들은 자칫 회사 전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회사 흔들기는 멈춰야한다고 주장한다. 한 회사 관계자는 "서 회장 일가가 현재 진행중인 검찰 조사로 또 다시 처벌받게 되더라도 한국기술투자의 업무는 계속 유지되어야한다"며 "유니퀀텀홀딩스 등 제 3자에게 경영권을 넘기는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일본계 자금인 SBI코리아홀딩스로 한국기술투자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국내 벤처기업들의 핵심 기술이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논리다.

한국기술투자는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지원을 목적으로 1986년 서갑수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500여개 벤처기업에 투자해 100개가 넘는 기업을 주식시장에 상장시킨바 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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