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명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고흐의 숨결 흐르는 문화·예술도시

2010. 3. 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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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는 '베네룩스 3국의 하나'로 어린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나라다. 푸른 들판 곳곳에 풍차들이 세워져 있고, 봄이면 온 천지가 예쁜 튤립으로 가득 차고, 가늘고 긴 거룻배가 천천히 운하를 가르는…그래서 네덜란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쯤 꼭 가보고 싶어 한 동경의 나라였다. 네덜란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풍차, 치즈, 운하 등이 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감각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미술과 음악은 물론이고 도자기와 다이아몬드 세공 등에 있어서도 유럽의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흰색과 청색이 조화를 이루는 델프트 도자기는 세계적인 명품으로 손꼽힌다. 단일 화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술관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고흐미술관 역시 네덜란드의 자랑거리 가운데 하나다.

튤립ㆍ풍차ㆍ운하로 유명

네덜란드는 지리적인 악조건을 잘 이겨낸 나라다. 네덜란드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운하들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거친 자연을 극복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암스테르담 역시 암스텔 강 하구에 댐을 쌓아서 만든 도시다. '암스테르담'이라는 도시 이름도 이 같은 유래에서 비롯되었다.

암스테르담 여행의 기점은 담 광장이다. 담 광장 주변에는 호텔과 음식점, 쇼핑센터 등이 밀집되어 있다. 이곳까지는 중앙역에서 담락 거리를 따라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소요된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광장 곳곳에서 심심찮게 즉흥 퍼포먼스와 무명 가수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광장 한가운데 세워진 전쟁위령비는 젊은이들의 약속 장소로도 많이 이용된다.

담 광장에서 북서쪽으로 10분쯤 걸어가면 안네 프랑크의 집이 있다. 독일 태생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가 그의 가족과 함께 1942년 6월부터 1944년 8월까지 살던 집이다. "전쟁과 인종차별에 대한 가장 훌륭한 고발"이라 일컬어지는 '안네의 일기'는 가족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였던 아버지에 의해 1947년 네덜란드어로 출판되었다.

담 광장에서 안네 프랑크의 집 반대편으로 조금만 더 가면 화가 렘브란트의 집이 나타난다. 생전에 100점이 넘는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던 렘브란트는 이 집에서 23세 때인 1639년부터 1658년까지 살았다. 암스테르담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는 렘브란트의 집을 비롯해 국립미술관, 시립미술관, 고흐미술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서도 암스테르담을 찾아온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고흐미술관이다. 규모가 큰 국립미술관보다 훨씬 더 많은 관람객(1년에 약 150만명)이 찾을 정도다.

1973년에 문을 연 고흐미술관에서는 고흐의 습작부터 후기작까지 골고루 전시하고 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미술관들이 고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지만 그 수에 있어서만큼은 고흐미술관을 따라올 수 없다. 현재 고흐미술관에서는 그의 회화 200여 점과 데생 500여 점 외에 모네, 로트렉, 고갱 등의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1층에는 고흐와 같은 시대에 활동했던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2층에는 고흐의 유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3층에는 데생 작품과 함께 수집품인 일본 판화들이 전시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4층에서는 고흐의 유품과 함께 고갱이 그린 '고흐상' 등을 만날 수 있다.

암스테르담의 자랑거리, 고흐미술관

고흐는 해바라기와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로도 유명하다. 그가 생전에 그린 40여 점의 자화상 가운데 18점을 고흐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 해바라기 연작 가운데 한 점은 1987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일본 야스다보험회사가 당시 우리 돈으로 약 480억원에 낙찰을 받기도 했다. 고흐미술관의 전시품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으로는 해바라기, 까마귀 나는 밀밭, 아를의 노란 집, 감자 먹는 사람들 등이 있다.

고흐는 1853년 3월 30일 네덜란드의 한 작은 마을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27세 무렵에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으며 1886년부터 동생인 테오가 있는 파리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파리에서의 생활에 싫증을 느낀 고흐는 1888년에 프로방스 지방의 아를로 거처를 옮긴다. 아를에서 고흐가 그린 대표작으로는 해바라기, 아를의 도개교, 별이 빛나는 밤 등이 있다. 아를에서의 적응에도 실패한 고흐는 1890년 파리 근교의 오베르 쉬르 으와즈에서 70여 일을 살다 결국 37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고흐는 세월을 한참 앞서간 화가다. 자신이 살았던 시기에는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했던 불운의 화가. 주위의 시선이나 관심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을 길을 걸었던 화가. 하지만 그가 세상을 떠난 지 한 세기가 지난 지금 고흐는 피카소, 크림트 등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뛰어났던 화가로 인정받고 있다.

△가는 길=대한항공에서 인천~암스테르담 구간 직항편을 주 3회(화, 목, 토) 운항하고 있다. 약 14시간 소요.

[글·사진 = 송일봉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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