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한끼' 파스타의 진화.. 한국인 입맛에 맞게 다양한 변신

이고은 기자 2010. 2. 24. 18: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BC 드라마 < 파스타 > 에서 주인공 서유경(공효진)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눈물의 파스타'를 먹는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유경은 "이 맛있는 걸 엄마도 먹어봤으면 더 살고 싶지 않았을까"란 말로 보는 이의 식욕을 자극했다.

최근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인기 메뉴로 떠오른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MBC 드라마 < 파스타 > 로 유명해진 이 요리는 스파게티 면에 올리브 오일과 마늘만으로 간단히 맛을 낸다. 나무수 출판사 제공유경이 먹었던 것은 바로 레스토랑에서 가장 싼 파스타였던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 스파게티 면과 올리브 오일, 마늘만으로 만들어 내는 가장 단출한 파스타다. 드라마의 영향인지 최근 서울 강남 일대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는 이 알리오 올리오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드라마의 실제 무대가 되고 있는 서울 강남의 레스토랑 '보나세라'의 샘킴(Sam Kim) 셰프는 "드라마 이전엔 한 달에 2~3번 정도 만들까 말까 했었지만, 요즘은 하루에 30~40개의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관심이 높다"고 말한다.

#파스타도 진화한다?요즘 토마토 스파게티와 크림 스파게티밖에 모른다면 "촌스럽다"는 이야기를 듣기 딱 좋다. 푸타네스카, 아마트리치아나, 감베로니, 뇨키…. 복잡하고 어려워 이름만으론 언뜻 어떤 음식인지 알 수 없을 수많은 파스타 요리들이지만, 이미 활발히 소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를 통해 파스타의 세계가 본격 조명된 것도 있지만, 오히려 드라마는 대중화된 파스타 문화의 반영이다. 밀레니엄 서울힐튼 호텔이 국내 호텔 가운데 최초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오픈한 1987년 이래, 20년 동안 수많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고급' 이미지에 얽매이지 않고 대중 식당으로 점차 확대됐다. 여행 자유화로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현지 파스타를 맛본 사람들이 국내에서도 그 맛을 다시 찾고, 인터넷 문화의 확산으로 맛집과 레시피 정보가 공유되면서 한국의 파스타 시장은 점차 진화했다.

#한국에선 한국식 파스타

요즘은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다양한 파스타가 선보이고, 또 각광 받고 있다. < 보통날의 파스타 > 의 저자 박찬일 셰프는 "최근 드라마 영향 때문인지 봉골레와 같은 오일 파스타류가 예전보다 인기를 얻고 있다"며 "오일 파스타는 마늘과 소금으로 맛을 내서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명란이나 고추장을 넣은 파스타, 오징어 먹물을 활용한 파스타(사진) 등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 특이한 소재를 활용한 파스타도 인기다. 파스타의 '한국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

파스타를 먹는 식사 방식이 이탈리아식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에는 한국식이 따로 있다. 한국의 파스타가 사실 이탈리아 본토가 아니라 미국, 일본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건너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통 이탈리아식과는 거리가 있다.

이탈리아인들은 파스타를 코스 중 하나의 요리로 먹지만, 우리는 국수 같은 '한끼 문화' 때문에 해물, 육류 등을 넣은 든든한 식사인 파스타를 한 접시에 해결한다. 토마토, 크림 소스 등을 듬뿍 묻히는 것도 한국식 요리법이다. '정통 파스타'에 대한 호기심으로 알리오 올리오 스파게티를 찾는 사람들 가운데엔 한편으론 다소 심심한 맛에 실망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반찬' 격으로 피클이 나오는 것도, 심지어 멕시코 음식인 할라피뇨가 곁들여지는 것도 미국에서 건너온 문화다.

#파스타에 대한 기초 상식파스타가 어려운 이들이라면, 이참에 파스타에 대한 기초 상식을 배워두는 것도 좋겠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파게티'는 파스타의 하위에 분류되는 한 종류다. 파스타란 면의 종류를 말한다. 우선 생긴 모양에 따라 긴 것과 짧은 것을 나눌 수 있다. 긴 것 가운데는 스파게티를 비롯해 링귀네, 타야린 등이 굵기에 따라 면이 나뉘고, 짧은 것 가운데는 펜네와 푸실리 등 다양한 모양이 있다. 복잡한 파스타 이름만으로 요리를 잘 모르겠다면 파스타 면종류만 알아도 그 모양을 쉽게 추측해볼 수 있다.

면 반죽에 계란이 들어갔느냐 아니냐로도 크게 드라이와 프레시로 나뉜다. 프레시는 달걀을 넣은 것으로 라자냐, 탈리아텔레, 페투치네와 같은 생면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먹는 스파게티는 삶지 않은 상태에서 건조한 드라이에 속한다.

< 이고은 기자 freetree@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