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집념의 74년'.. 동계올림픽 금메달 숙원 풀어
신예 모태범(21·한국체대)이 74년 묵은 동계올림픽 금메달 숙원을 말끔히 풀었다.
16일(한국시간)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1차 시기에서 2위(34초92)로 돌풍을 일으킨 뒤 2차 시기에서 막판 무서운 스퍼트로 34초90로 결승선을 통과해 1, 2차시기 합계 69초82로 정상에 우뚝 섰다. 그동안 금메달 문턱에서 주저앉아 아쉬움을 남겼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더 이상 좌절은 없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지만 이번 밴쿠버 대회에서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첫 금메달을 따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여야 했다. 월드컵 랭킹 1, 2위인 이강석과 이규혁이 1차 시기에서 각각 4, 15위로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조용히 스케이트날을 갈던 막내 모태범이 1936 독일 칼밋슈에서 열린 제4회 동계올림픽에서 일본 메이지 대학생이던 김정연이 1만m에 출전하면서 동계 올림픽에 첫 발을 내디딘 뒤 첫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뤄냈다. 당시 김정연은 18분2초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12위를 기록, 당시 동양인으로서는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해방 이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정식회원으로 가입하면서 정식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뒤로는 오랜 기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제5회 대회부터 1952년 제6회 대회를 제외하고 매번 동계올림픽 무대를 두드렸지만 대부분 20위권 진입도 버거웠다. 암중모색 끝에 다시 희망의 빛을 보기까지 40년이란 기나긴 시간이 필요했다. 1988년 제15회 캘거리 동계올림픽 남자 500m에 출전한 배기태가 5위(36초90)에 차지하면서 가능성을 보였다. 이어 김윤만이 1992년 알베르빌 대회 남자 1000m에서 1분14초86으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에 동계올림픽 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금메달은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이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까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단 한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묵묵히 실력을 갈고 닦으며 기회를 노리던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은 2006년 토리노 대회부터 다시 도전했다. 이 대회에서 이규혁(32·서울시청)이 남자 1000m에서 4위에 오르고, 이강석(22·의정부시청)이 남자 5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가능성을 이어갔고, 결국 모태범이 큰 일을 해냈다. 스포츠월드 김현기 기자 hyunki@sportsworldi.com[ⓒ 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세계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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