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예전엔 내가 소중했는데 지금은 별로"

2010. 2. 1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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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CBS 신석우 기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납고리와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의 학교 불신과 방관자에 머무는 친구들, 여기에 사태 축소에만 급급한 교육당국까지. 최근 대전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들은 현재 학교가 안고 있는 문제점의 축소판이라 불릴 만하다. 교육당국이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실효를 거두는 경우는 드물고 오히려 폭력 연령은 낮아지고 수위는 높아지는 모습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대전CBS는 7차례에 걸쳐 학교 폭력이 되풀이되는 원인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 등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주]

"예전에는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방학중에 상납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1일 집단폭행을 당한 중학생 A군. 사건 발생 10여일이 지난 지금 이 학생은 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대전 CBS가 전문기관인 '한 예술치료교육연구소'에 의뢰, 심리검사와 상담을 통해 나타난 A군의 현재 상태는 정서적 심리 불안이 크고, 자아 위축 증상도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행 당시 말리거나 신고조차 하지 않은 친구들에 대해서도 혼란을 겪고 있었다.

상담·심리검사에 참여한 치료사는 "폭행 당시 충격으로 자신에 대한 소중함과 친구들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면서 나타난 증상"이라며 "특히, 폭력을 휘두른 학생들에 대한 분노 감정이 증폭돼 잠재적인 폭력성까지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선미 한 예술치료교육 연구소장(원광대 예술치료학과 교수)는 "A군이 집단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에 대해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 없는 나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며 "빠른 시일안에 분노의 감정을 발산하고 이후에는 학교에 적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 참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오 교수는 "피해 학생이 전학을 가는 것이 해결방법이 될 수 없으며, A군과 학교, 폭행가담 학생들이 참여하는 개별·집단상담을 지속적으로 해 A군과 폭행가담 학생들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도심에서 5시간이나 끌려다니며 폭행을 당한 여중생 B양은 상담·심리검사에서 지금보다 앞으로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 집중적인 상담과 치료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행을 당해 불안한 심리가 드러났는데 여기에 BGT(Bender Gestalt Test, 시지각 운동 테스트)외 심리검사와 상담에서는 추가로 또래의 아이들보다 지적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것.

"자기표현이 부족한데다 지능검사에서도 낮은 수치가 나온 것으로 볼때 주변 학생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또 다른 폭력을 당한 위험이 있다"고 검사를 실시한 치료사는 설명했다.

특히, "장기간 B양에 대한 상담과 치료가 이뤄져야 하는데 B양 부모도 함께 참여해 양육자로서의 교육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선미 교수는 "B양은 폭행 사건 이후로 친구 등과의 관계나 집단안에서 행동하는 것이 위축됐다"며 "개인치료와 집단 상담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인식과, 감정 표현, 자기표현 등을 갖도록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학생과 부모에 대한 상담·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2차,3차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고, 비슷한 문제가 동생에게도 대물림될 수 있다"며 "학교뿐만 아니라 복지관 등 지역 기관·단체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dolb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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