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GS마트·백화점 인수
올해 유통업계 인수·합병(M & A) 시장의 최대 관심사였던 GS마트·백화점이 롯데그룹(롯데쇼핑)의 손에 넘어갔다. 롯데는 이번 인수작업을 통해 '유통공룡'의 독보적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백화점은 매출과 점포수에서 확고한 1위를 굳혔고 대형마트는 이마트·홈플러스와의 격차를 줄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합해 연매출 20조원대의 초대형 유통업체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9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GS리테일의 GS마트와 백화점을 1조3400억원선에 일괄 인수키로 했다. 임직원 2600명의 고용도 4년 이상 보장키로 했다. GS마트와 백화점의 신축부지, 현금자산도 넘겨받는다. 이번 GS마트와 백화점 인수전에는 신세계, 홈플러스, 현대백화점과 사모펀드 KKR 등 10여개 업체가 나섰지만 백화점과 마트 동시 인수를 추진한 롯데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롯데마트는 대형마트 시장에서 업계 1위인 신세계 이마트(127개)나 홈플러스(114개)와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됐다. 롯데마트는 기존 점포 70개에 GS마트 14개를 얹은 뒤 올해 안에 10개 이상의 신규점포를 열 계획이다. 연말이면 100여개의 점포를 확보하게 돼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사정권에 두게 된다.
백화점은 이번 인수로 업계 1위 자리를 굳혔다. 점포수가 26개에서 29개로 늘어나며 2위인 현대백화점(11개)을 2배 가까이 따돌렸다. 연내 청량리 신역사점, 광복점 신관, 대구 율하점이 개점할 예정이어서 점포수(32개)는 경쟁사를 압도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인수로 롯데가 국내 유통업계에서 확고한 1위 기반을 다진 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이철우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점포와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국내 시장에서의 백화점 1위 자리를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사업 확대와 함께 해외시장 진출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달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M & A 시장의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9개월여 동안 10개 업체를 무더기로 인수했다. 2개월에 1번꼴로 M & A에 나서며 3조4800여억원의 실탄을 사용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안 건넌다' "는 말이 나돌 정도로 신규투자에 신중했던 롯데의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행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웬만한 유통업체는 다 진출해 있어 무엇을 인수해도 시너지가 날 수 있고 그룹 부채비율도 다른 기업보다 낮은 편이라 자금 마련이 쉽다"며 "최단 기간에 효율을 높일 수 있어 시장에 쓸 만한 매물이 나오면 인수를 적극 고려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M & A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가 관심이다. 그러나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대우건설, 대우조선해양, 하이닉스는 덩치가 너무 크고 롯데와 사업영역이 달라 롯데가 이 경쟁구도에 합류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살 만한 매물은 거의 다 한 것 같다"며 "당분간은 숨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김주현 기자 amicus@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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