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시 이전기업 세제혜택 축소..재정부 '속앓이'

- 재정부 "국회의원 주도..원안 유턴 어려워"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기업도시에 대한 세제혜택 논란 때문에 기획재정부가 가시방석에 앉아있다.

법 개정에 따라 기업도시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이 사라지면서 비난의 화살이 재정부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초 기업도시 성공을 위해 기업도시 개발구역에 입주(이전, 창업, 신설 모두 포함)하는 기업의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의 일몰기간을 지난해 말에서 2012년 12월 31일까지로 3년 연장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동안 기업도시 입주기업에게 소득·법인세는 3년간 100%, 2년간 50%를 감면해주고 취득·등록세는 15년간 면제, 재산세 5년간 100%, 3년간 50% 감면 등의 혜택이 부여됐다.

그러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 같은 정부안이 수정됐다.

신발전지역과 세종시 등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창업` 또는 `신설` 기업에만 법인세 등의 감면 혜택을 주고, 종전 사업장을 기업도시로 `이전`해오는 기업은 제외시킨 것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지방 기업도시는 비상이 걸렸다. 입주를 고려했던 많은 기업들이 이전을 보류하거나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충주기업도시의 경우 A제약, B화학 등이 `이전`을 계획했으나 세제 혜택이 사라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입주 포기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원주기업도시 역시 14개 기업과 부지 이전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4곳 정도가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주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계진 국회의원측은 "법인세 감면 혜택을 신설 및 창업하는 경우에만 주기로 한 것은 세종시 이외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역차별"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따라 기업도시 내 기업 유치를 추진 중인 지자체나 국회의원들은 재정부에 관련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재정부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전기업 세제혜택 백지화 자체가 국회의원들의 주도하에 이뤄진 것이고, 이를 개정할 경우 기업이 떠나는 지역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의원들이 주도해 세제혜택을 취소한 것인데, 마치 정부가 이를 주도해 세종시 역차별을 야기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에 대해 이래저래 부담이 크다"며 "자기 지역에 있는 사업장을 떼어내 기업도시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해당 국회의원이나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커, 개정안을 원안으로 돌려놓기도 어렵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 이데일리ON, 오늘의 추천주 듣기- ARS 유료전화 060-800-2200▶ 이데일리 모바일 - 실시간 해외지수/SMS <3993+show/nate/ez-i> ▶ 가장 빠른 글로벌 경제뉴스ㆍ금융정보 터미널, 이데일리 MARKETPOINT＜ⓒ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안방에서 만나는 가장 빠른 경제뉴스ㆍ돈이 되는 재테크정보 - 이데일리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