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시골길에 그윽한 문화향기 '더리미 미술관'

글·사진 김지환 기자 2010. 2. 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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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민들 쉼터로 자리잡아

사설 미술관이 갖는 장점 중 하나는 주인의 손때 묻은 정성이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해져 온다는 데 있다. 또한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사연과 곡절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작품 뒤에 숨겨진 동화 같은 이야기들을 상상하게끔 만든다.

한적한 시골길에 자리잡은 더리미 미술관은 도시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문화라는 이름으로 작은 휴식을 제공한다.인천시 강화군 선원면 신정리 421-5번지. 염하강을 옆에 끼고 강화 장어구이마을로 더 유명한 이곳엔 한적한 시골길을 따라 아담하게 자리잡은 '더리미 미술관(관장 김경민)'이 있다.

더리미 미술관은 1996년 사설화랑 '갤러리 프랑스 인'으로 개관한 이후 1999년 미술관 등록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춰온 작은 미술관이다.

미술관은 '작은 마을이 하나씩 더해져 새로운 마을을 이뤘다'는 지명에서 이름을 따와 부지 1650㎡에 전시실(190㎡)·민속관(230㎡)·야외전시장(760㎡)과 도자기체험관, 카페시설, 선물숍 등을 갖춰놓고 있다.

지명처럼 더리미 미술관은 여타 다른 미술관들과 달리 작은 정성들이 하나하나 모였기에 더 큰 매력을 안긴다. 우선 미술관 1층부터 천장과 벽면을 가득메운 넝쿨과 옹기종기 바닥을 채워넣은 각기 다른 모양의 돌들이 예사롭지 않다. 또 전시관을 둘러볼 때마다 유리작품을 비롯해 판화, 동양화, 서양화, 조각, 민화 등 소장·전시하고 있는 총 200여 점의 작품들이 저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며 발걸음을 붙잡는다.

야외전시공간으로 자리를 옮기면 절구, 가래, 항아리 같은 전통생활용품들이 펼쳐져 있어 색다른 풍경을 연출하기까지 한다. 김경민 관장이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하나하나 정성스레 모은 노력의 결과이기도 하다.

현재 미술관은 정부 지원을 받아 학예사와 인턴사원 등 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평소에는 전시뿐만 아니라 연중 내내 학생과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강사 2명을 두고 도자기 공예 강의도 펼친다. 올해들어 갑자기 추운 날씨로 관객이 부쩍 줄어든 탓에 부득이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중순까지는 기획전시 없이 미술관을 유지할 예정이다.

김 관장은 겨울 한철 미술관 문을 닫을 생각도 있었지만 먼길을 마다않고 찾아주는 관객을 위해 기획전은 없더라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는 항시 문을 열어놓을 계획이다.

사실 더리미 미술관을 찾아본 이들이라면 알겠지만 꽃피는 봄과 따뜻한 여름이 미술관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적격이다. 건물 주위를 감싸는 초록빛과 함께 건물 내부에 가득찬 넝쿨 등이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또 해마다 10월이 되면 더리미 미술관의 가장 큰 행사로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문화예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일 만큼 연극, 마당놀이, 콘서트 등 이색 이벤트도 열려 남다른 즐거움도 선사한다.

김 관장은 "먼길을 찾은 손님들을 위해 따뜻한 차라도 대접하곤 한다"며 "해마다 10월 열리는 공연이 더리미 미술관을 알리는 대표적인 이벤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 찾아가는 길: 승용차 이용시 강화대교를 건넌 후 직진하다 유턴 후 강화대교 입구 앞 오른쪽 신정리 장어마을 방향 길로 빠지면 된다. 이후 500여m 직진하다 오른쪽 논두렁길로 100m 정도 들어가면 더리미 미술관을 찾을 수 있다. / 관람료 어른 2000원(어르신, 어린이 무료) / 문의 (032) 933-9297

< 글·사진 김지환 기자 kjh1010@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출시-ⓒ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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