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확대·대형국책공사 '부메랑'되나
[머니투데이 여한구기자][임기 중 균형재정 목표 실패]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재정지출을 확대한데다 세종시를 비롯한 대형 국책공사가 잇달아 추진되면서 재정건전성이 취약해지고 있다.
재정적자 심화는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연결돼 경제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특히 최근 그리스, 포르투갈 등이 국가부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어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정 균형은 '사라진 꿈'=31일 기획재정부와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유지할 방침이다. 지난해는 경제위기 탈출을 위해, 올해는 경기 회복세를 추세적으로 견인해야 한다는 명분이 작용했다.
지난해는 수정예산에 추경까지 더해지면서 301조8000억 원, 올해도 그보다 작지만 292조8000억 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재정수지는 지난해 51조원, 올해 30조1000억 원 적자가 예상된다. 국내총생산(GDP)대비 국가채무 비중은 지난해 35.6%에서 올해는 36.1%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제시했던 2012년에 국가채무 비중을 30.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는 이미 '없던 일'이 됐다. 대신 2013년에 재정수지를 균형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수정했지만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된 데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책공사 부담도 더해 = 이처럼 엄청난 빚을 내서 나라 살림을 꾸려가야 하는 데는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돌발변수가 주요 배경이지만 대규모 혈세가 투입되는 대형 국책공사를 추진한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치·사회적으로 논란이 큰 굵직한 국책 공사만 해도 세종시 사업, 4대강 개발, 새만금 수정 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세종시 사업에 12조원이, 4대강 사업에 22조4000억 원, 새만금 개발에는 21조원이 각각 투입된다.
당초 식량기지 확보 차원에서 추진됐던 새만금 사업은 성격이 '명품복합도시'로 바뀌면서 투입 예산도 최초 9조5000억 원에서 2배 이상 증가했다. 박철수 새만금사업추진기획단 정책기획관은 "기존안이 복합도시로 변경 되면서 기반시설 비용과 환경 관련 예산이 추가되면서 투입 예산이 증가 했다"고 말했다.
◇공기업 떠넘기기=문제는 나라의 재정형편이 악화되면서 대형 국책공사에 들어가야 하는 사업비를 조달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고육책으로 정부는 4대강 사업 예산 중 2012년까지 8조원을 수자원공사에 분담케 했다. 이에 따른 수자원공사의 부실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액 보증해주기로 했다. 나라 빚으로는 잡히지 않지만 사실상 국가부채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돌려막기' 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한 인천공항철도의 경우도 한국철도공사가 민자 지분을 1조2058억 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처리했다. 철도공사가 정부를 대신해 총대를 멘 셈이다.
정부는 2012년부터는 공기업 부채까지 포함한 국가부채 산정 방식을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어서 공기업에 부담 전가는 결국은 '부메랑'으로 돌아올 공산이 크다.
◇"부실한 장기계획"=상황에 따라서 '주먹구구식'으로 바뀌는 재정 전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말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부의 중기재정운용계획이 수립만 될 뿐 실제적으로 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획 대비 실적 목표 달성률은 10.4% 밖에 되지 않는다. 예산정책처는 "실제보다 낙관적인 전망이 지출을 부추겨 중장기적 재정건전성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재정지출 증가요인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없이 비판을 위한 비판은 수긍하기 힘들다"면서 "지출 증가율을 낮춰 잡는 등 재정건전성을 충분히 고려해서 계획을 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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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한구기자 han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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