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달인' 3인방 "노하우 몽땅 전수할 것"

2010. 2. 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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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경제부 정영철 기자/류지연 대학생 인턴기자]

서민 자활을 돕기 위한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이 출범했지만, 아직 선뜻 창업을 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경기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데다 경험없이 무턱대고 덤볐다가 오히려 빚만 더 질까하는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예비 창업자들은 창업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경쟁력 있는 프랜차이즈를 골라야 하고, 농축된 노하우를 제대로 전수받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만 '정글'같은 창업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이에 서민 창업을 돕겠다고 팔걷고 나선 맛의 달인 3인방을 직접 만나봤다. 주인공은 호봉토스트 이호봉 사장(43), 철구네반찬가게 송금희 사장(48), 연탄주먹고기 이일환 사장(45)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해 실패를 거듭하며 잔뼈가 굵은 3명의 사장들.이런 이들이 미소금융중앙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서민 프랜차이즈 창업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 내 자식에게도 떳떳이 먹일 수 있는 토스트

젊은이들로 빼곡한 서울 명동에 있는 호봉토스트 가게. 이호봉 사장은 자신의 이름을 따서 가게 이름을 지었다.

십대때부터 제과점에서 일했던 이 사장은 포장마차 10년, 토스트 가게 7년을 운영한 베테랑이다. 하지만 지금의 호봉토스트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흔히 말하는 굴곡진 삶을 살아 온 그다.

제과점 직원시절 차곡차곡 쌓았던 전 재산을 하루아침에 사기 당해 날렸다. 빚쟁이들한테 시달리며 35만 원짜리 포장마차를 구입해 토스트를 구워 팔기 시작했다. 장사가 좀 잘되나 싶으니까 시샘하는 주변에서 경찰에 신고해 여러차례 불려갔다.

동대문으로 터전을 옮기면서는 주변 상인들의 텃새와 폭력배들의 협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명동에서 가게를 열기까지 노점상 생활로 10년을 보냈다.

이런 그이기에 토스트에 관해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가 됐다."제 성공비결은 제품에 대한 자신감입니다. 손님에게 저는 항상 당당할 수 있어요. 제 아이들에게도 자신있게 먹이는 토스트를 만들기 때문이죠."

그는 미소금융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최대한 맛있게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제가 17년 동안 갈고 닦았던 제조법, 재료 비율 등을 정확하고 섬세하게 전수해주려고 해요."

이 사장은 "사실 제 성격이 좀 까칠해요.(웃음) 그래서 기술 배우실 때 울고 하는 사람도 있어요"라고 했다. 그만큼 독한 마음먹고 시작하라는 뜻일게다.

빚 때문에 10년 동안을 고생했다는 이 사장. 그래서 마음과 의지는 있는데 창업 아이템이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는 이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이후 맛본 토스트는 푸짐했다.

◈ 반찬은 손 맛을 떠나서는 음식맛 논할 수 없어

송금희 사장(48)이 서울 청량리 경동시장에서 운영하는 철구네 반찬가게는 29년째 같은 자리에 있다. 송 사장은 스무살에 빨간 플라스틱통에 파김치, 고추무침, 깻잎무침 3가지 반찬을 만들어 파는 일로 가게를 시작했다.

"제가 막내딸이라서 일찍 시집을 갔어요. 어린 나이에 일찍부터 자식 키우려고 새벽부터 나와 반찬 만들었던 게 생각나네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정말 악착같이 일했다고 회고했다. 덕분에 지금은 가게 뿐아니라 직원 50명을 둔 반찬공장을 운영하는 어엿한 CEO(최고경영자)가 됐다.

10년 전 문을 연 공장은 자산가치가 30억이나 된다. "물론 은행 대출이 적지 않지만 공장까지 갖게 되니 뿌듯해요"라며 웃어 보였다.

공장에서는 여전히 손으로 만찬을 만든다. 손맛을 떠나서는 음식맛을 논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공장에서는 하루에 1천여 명이 먹을 수 있는 80가지 반찬이 나와요. 하지만 기계를 쓰지는 않죠."

젊어서부터 음식을 잘한다는 말을 자주 들어와 반찬가게를 꾸리는 데도 큰 어려움은 없었다. 지금은 백화점 반찬점에도 물건을 납품할 정도다.

송 사장은 반찬가게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고객층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치, 무말랭이, 오이지 등 전통 반찬도 짜지 않게 맛을 잘내면 젊은 주부들도 많이들 사가더라고 했다.

송 사장은 미소금융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사람에게 어린 아이들, 노인들에게 맞는 반찬을 만드는 비법도 가르쳐 줄 생각이다.

송 사장은 "반찬가게는 불황을 타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이요. 부부가 인건비를 번다는 마음으로 착실하게 따라오면 성공을 보장할 수 있죠"라며 자신있게 소개했다.

◈ 연탄냄새 안나는 연탄고기, 소주 퍼포먼스는 '보너스'

"서민들이 부담없이 창업하면서도 잘만하면 잘할수 있는 가게라고 생각해요."늦은 저녁에 들른 경기도 일산 행신3동에 있는 이일환(45) 사장의 연탄주먹고기집은 시끌벅적했다. 8개의 테이블은 꽉 차 30분이 지나서야 자리가 났다.

그는 단돈 2천만 원으로 시작한 가게를 월 매출 2천500만 원의 가게로 키웠다. 웬만한 월급쟁이 부럽지 않은 수입이다.

연탄불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진 고기를 먹어봤다."연탄 냄새가 하나도 안 나죠. 다른 집에 비해 연탄 냄새가 90% 덜 날 겁니다. 8년 동안 연탄을 피울때 냄새가 덜 나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거든요."

이 사장은 옆에서 고기를 잘라주며 말했다.고기맛도 고기맛이지만 그의 비장의 카드는 따로 있었다. 일명 '슬러시 소주'가 그것이다.소주병을 거꾸로 한 뒤 이 사장이 팔꿈치로 찍기만 했는데 거짓말처럼 밑에서부터 서서히 하얀 얼음이 차올랐다. 비법은 기자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

그는 "소주 퍼포먼스가 손님들을 즐겁게 해 주는 것 같아요.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했다.

이 사장은 대표적인 소주 안주인 돼지 껍데기를 냄새 안 나게 만드는 방법도 미소금융 창업자들에게 전해줄 계획이다.

"물론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또하나의 경쟁자가 나오는 것일 수 있지만, 원조집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자신은 있어요."

손님과 허물없이 친하게 지내는 것도 그만의 장사비법이다."여기 벽에 붙여진 손님들의 사진만 해도 2천400장입니다. 손님들이 사진을 붙이고 싶어해요."

그는 그의 모든 노하우를 전수받으면 지금 매출의 70%정도는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귀띔해줬다.stee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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