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투어] 오해로 시작해 오해로 끝나는 '마카오'

2010. 1. 3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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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드 10, J, Q, K.' 카드 네 장이 깔려 있다. 그리고 뒤집어진 마지막 히든 카드 한 장. 어떤가. 누구나 '로열 스트레이트 플러시'를 염두에 둘 법한 최고 액면(깔려 있는 패). 더욱이 상대는 포커 페이스다. 난감하다. 히죽 거리는 게 도무지 패를 짐작할 수 없다. 도신(賭神)조차 가늠할 수 없는 히든 카드 한 장. 그게 마카오다. 마카오는 예측 불허다. 뒤집힐 히든 카드가 '스페이드 A'라면 매년 7조원이 몰리는 인생역전 잭팟의 마카오다. 하지만 그게 마카오의 전부가 아니다. 예상치 않았던 엉뚱한 카드가 불쑥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건 숨겨진 마카오다. 마카오의 이면은 신성하고 숭고하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25개 문화유산, 그것을 모두 한달음에 걸어서 둘러볼 수도 있다. 선택은 그대 손에 달려 있다. 심호흡부터 먼저 하자. 그리고 히든 카드를 뒤집으시라. 어떤 마카오가 튀어나왔는가.

세나도에서 시작하는 마카오 여행

마카오는 오해로 시작해 오해로 끝나는 나라다. 마카오의 두 얼굴 때문이다. 현란한 네온 사인에 둘러싸인 밤의 마카오만 떠올리면 고색이 짙게 밴 유서 깊은 전통의 도시 낮의 마카오을 잊을 수밖에 없다. 25개나 되는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을 갖고 있는 고도이기 때문이다. 마카오란 명칭이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흥미롭다. 마카오의 중국식 지명은 아오먼(澳門). '만(灣)의 입구'라는 뜻이다. 마카오는 포르투갈 명칭이다. 마카오 서해안에는 도교사원인 아마 사원이 있다. 현지인들은 사원 주변 일부 지역만을 한정해 아마가오(아마만)라 했다. 16세기 초 이곳을 통해 마카오에 도착한 포르투갈 선원들이 이를 마카오로 잘못 알아들었고, 이후에도 고쳐지지 않은 채 아오먼 지역 전체를 지칭하는 지명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마카오 앙증맞다. 타이파 섬을 합쳐봐야 27.3 ㎢ 정도. 여의도 세 배가 조금 넘는 크기다. 마음만 먹으면 걸어서 둘러볼 수도 있다.

마카오 여행은 마카오반도 도심 중심지인 세나도 광장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세나도는 포르투갈 말로 의회다. 오랜 기간 정치ㆍ문화ㆍ사회ㆍ경제 중심지였다. 밝은 크림색과 검은색 타일이 물결치듯 장식돼 있는 바닥이 압권. 이 광장은 조명이 어우러지는 밤에 제 빛을 낸다. 물론 인근 상점들은 일찍 영업을 끝낸다. 분위기 찾다간 쫄쫄 굶는 다소 황당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광장 보도를 따라 10분가량 가면 성 바울 성당이 처연한 자태를 드러낸다. 이탈리아 예수회 신부들이 설계한 것을 토대로 종교박해를 피해 나가사키에서 건너온 일본인들이 1637년에 완공했다. 이 성당은 1835년 덮친 화마로 지금은 정문과 계단 일부와 외벽만 덩그러니 남아 있다. 마치 서울 숭례문을 보는 애절한 느낌이다.

성 바울 성당 왼편에는 몬테 요새가 있다. 마카오반도 정중앙에 위치한 요새는 1622년 네덜란드에 맞서 싸웠던 역사의 현장이다.

233m짜리 번지 점프 어때요

카모에스 공원도 유명하다. 종로 파고다공원과 흡사한 분위기다. 많은 노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장기를 둔다거나 '소림 영화'에나 나올 법한 태극권 같은 신비한 운동을 하고 있다. 사시사철 녹음으로 가득한 공원 끝자락엔 김대건 신부 동상이 한글 설명과 함께 1997년부터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을 경유해 장장 8개월여를 걸어 마카오로 들어갔다고 전해지는 김대건 신부. 지금도 마카오 곳곳에서는 그를 '성 안드레아'라는 이름으로 추앙하고 있다.

중국 문화 향취를 느낄 수 있는 곳도 곳곳에 널려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라 언덕 밑 아마 사원이다. 아마 사원은 어부들 수호신인 아마 여신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곳이다. 마카오라는 명칭도 아마 여신을 뜻하는 '아마가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장정 키만한 거대한 향. 사람들은 사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욱한 향 연기에 자신을 내맡긴다. 향에서 나오는 연기가 사람들 몸과 마음을 정화시켜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다면 드라마 '궁' 촬영지로 유명한 콜로안 빌리지로 발걸음을 옮기자. 성 프란시스코 자비에르 성당은 극중 세자 신이 채경에게 프러포즈했던 곳이다. 입 속에서 사르르 녹는 마카오 명물 '에그 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고 천천히 걷는다면 실패는 없다.

마카오의 약동하는 힘을 느껴보고 싶다면 마카오 타워는 필수. 높이 238m로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외형은 남산타워와 비슷하지만 58층 전망대는 바닥을 두꺼운 특수 유리로 만들어 마치 공중을 걷는 것과 아찔한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하기는 싫어도 권하고 싶은 것 한 가지. 바로 233m로 세계 최고 높이를 자랑하는 번지점프다. 줄 하나에 의지해 타워 바깥에 설치된 외길 난간을 걷는 스카이 워크도 스릴 만점이다. 물론 기자는 천만금을 줘도 안 한다.

어떤가. 기자가 '히든 카드' 낮의 마카오를 둘러본 소회다. 이게 아니라고? 그 유명한 밤의 마카오가 궁금하시다고? 그런 독자들은 다시 히든 카드를 뒤집어 보시라. 저우룬파(周潤發)나 류더화(劉德華)처럼 날렵하게.

※취재 협조=마카오 정부관광청 한국사무소

www.macao.or.kr / (02)778-4402

■마카오 가는 길

에어마카오(www. airmacau.co.kr)에서 인천~마카오 직항편을 매일 운행한다. 비행시간은 3시간30분. 인천발 마카오행은 아침 8시, 마카오발 인천행은 현지시간으로 새벽 2시 10분에 출발한다.

페리(www. turbojet.com.hk)를 이용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홍콩 국제공항에서 1시간이면 마카오에 닿는다. 홍콩 공항에서 출발하는 터보젯 시익스페레스(www.turbojetseaexpress.com)를 이용하면 별도로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마카오 두 배 즐기기

마카오는 440년간 포르투갈령이었다가 1999년 12월 중국에 반환돼 지금은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불린다. 인구 95%가 중국인이다. 관광 목적일 때는 무비자(3개월간)다. 마카오 공식화폐는 파타카(마카오달러). 환율이 거의 비슷한(1대1.03) 홍콩달러가 더 많이 쓰인다. 물가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 고온다습한 기후다. 4월 중순이 해수욕 시즌이다.

[마카오 = 신익수 여행ㆍ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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