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군 땅값 왜 떨어지지?
세종시 호재 불구 4개월 연속 하락세전문가들 "법안 통과 불투명해진 탓"
세종시가 들어설 지역의 땅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를 경제ㆍ과학의 메카로 키우겠다고 발표했고, 이쯤 되면 개발호재 때문에 땅값이 들썩거려야 '정상'일 텐데, 오히려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국토해양부가 26일 발표한 '2009년 지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월 세종시가 들어설 연기군 땅값은 전달에 비해 평균 0.11%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9월 -0.002%, 10월 -0.01%, 11월 -0.11%에 이은 4개월 연속 하락세이고, 3개월 연속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저 상승률이다. 12월 전국 땅값은 평균 0.34% 상승했고, 지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지역은 연기군과 전남 함평군 두 곳뿐이었다.
정부는 이 지역 땅값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전반적인 지역경제 침체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 지역은 오르는데, 유독 개발호재가 많은 연기군의 땅값이 거꾸로 떨어지는 것은 '경기'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다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세종시 문제가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개발 규모와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세종시를 둘러싼 여ㆍ야간 대립, 여당내에서도 친박ㆍ친이간 팽팽한 대결구도가 짜여지면서 법안통과가 불투명해졌고, 이로 인해 세종시의 미래 자체도 불확실해짐에 따라 이 지역 투자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부동산 1번지 대표는 "세종시 원안 수정론이 나오면서 개발 규모가 축소되거나 준공이 지연될지도 모른다는 염려가 있었는데 이것이 땅값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지난해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경기 하남시로, 보금자리주택 개발 등의 호재를 업고 3.72% 상승했다. 인천 옹진군이 3.21%, 인천 서구가 2.89%, 충남 당진군이 2.58% 순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전북 군산시는 지난해 땅값이 2.66% 떨어져 하락률 1위를 기록했고, 충남 금산군(-1.54%), 연기군(-1.29%)도 하락폭이 컸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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