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관리로 年 1억 버는 '악바리 코디'

2010. 1. 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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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자동차를 타고, 명함을 역방향으로 붙인 팸플릿을 건네고, 월급 중 30%는 고객에게 재투자하며, 하루에 무조건 5명의 새 고객을 만난다.'

연봉 1억원의 신화를 창조한 43세 주부 최정임 씨(43)가 귀띔한 성공전략이다.

최씨는 지난 13년 동안 철원에서 전업주부로 생활하다 한 지인의 소개로 웅진코웨이 '코디'로 일하게 됐다. 코디는 웅진코웨이에서 만든 정수기, 비데, 연수기 등 가전제품을 구매한 고객들 가정을 방문해 물탱크 청소, 필터 교환 등 사후관리를 해주는 직원을 말한다. 보통은 월 250~300명의 고객을 관리하지만 최씨는 '연봉의 여왕'답게 600여 명의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해 코디 최초로 연봉 1억원을 받아 1만2000명 가운데 1등을 차지했다. 2007년 5월 코디에 입문해 6개월 연속 동기들 중에서 1등을 놓치 않았던 최씨가 2년여 만에 신기록을 또 세운 것.

그는 "처음 일을 시작할 때 어떻게 하면 '최정임'이라는 사람을 알릴 수 있을까를 가장 많이 고민했다"며 "사람들에게 팸플릿을 나눠줄 때는 일부러 명함을 거꾸로 붙여서 내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보게 만들고, 자가용을 살 때도 물을 상징하는 파란색으로 골라 남들과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깨끗함을 극명하게 전달하기 위해 최청결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할 생각까지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남들보다 튀기만 한다고 해서 고객들이 제발로 찾아와 주는 것은 아니다. 최씨는 웅진코웨이 설치기사들이 설치를 마다하는 곳에는 사비를 털어 정수기를 설치해줬고, 내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1년을 꾸준히 찾아가 설득하기도 했다. 남들과 다른 정성과 끈기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만들어진 기록이다.

최씨는 "정수기를 설치하고 싶다는 고객 요청을 받았는데 건물에 물을 끌어오는 선이 멀어 본사에서 파견된 설치기사가 공사를 거부한 적이 있었다"며 "이때 포기하지 않고 기계설비 1급 자격증을 갖고 있는 남편을 데리고 가 직접 공사를 해준 적도 있고, 사비 20만원을 들여 설치기사를 데리고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가서도 밥만 먹고 나오지 못한다. 식탁 위에 휴지가 널려 있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치우게 되고, 식당 한 켠에서 아주머니들이 마늘 껍질을 벗기고 있으면 어느 새 옆에 붙어 앉아 일을 도와준다. 그는 "일을 도와주면서 두런두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아주머니들이 먼저 '공기청정기 기능이 뭐냐' '효과가 좋으냐'고 물어 온다"며 "이럴 때 설명을 들은 분들이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아침 6시에도 고객이 부르면 달려간다. 그는 "연수기를 사용하던 고객이 내일 아침 6시 40분까지 와달라고 하길래 다음날 요청한 시간에 찾아갔다"며 "정말 그 시간에 올 줄 몰랐던 고객이 깜짝 놀라더니 정성에 감동하더라"고 말했다.

최씨는 코디로 활동하면서 한결같이 지켜온 생활계획표가 있다. 무조건 아침 7시 반에는 집을 나서 오후 3시까지 사후관리 업무를 마치고, 그 이후 시간에는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다. 매일 5명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는 목표를 철칙으로 세웠다.

노부부가 사는 집을 찾아갈 때는 고장난 콘센트도 새로 갈아주고, 임신한 고객이 있는 집에는 제철 과일도 수시로 사간다. 고객이기에 앞서 내 이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내가 고객들에게 얼마를 쓰는지 계산하지 않고, 코디가 아니라 한 기업의 사장이라는 생각으로 일한다"며 "내가 얻은 건 연봉 1억원이 아니라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동안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연봉 여왕 3연패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게 웃었다.

[강다영 기자 / 사진 =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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