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땅사' 설이별이 "양말장사에서 개그맨까지"[인터뷰]

2010. 1. 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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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웃찾사'의 '최강조교 문조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해 현재 MBC '하땅사'의 인기코너 '설이별이' 3인방 이방용(31), 문규박(27), 서태훈(24)은 데뷔 과정 부터가 남다르다. 다소 거창하게 말하면 주체할 수 없는 끼로 거부할 수 없는 개그맨이란 운명을 받아들였고 그들의 표현대로라면 "어쩌다 보니"였다.

팀의 제일 큰 형인 이방용은 SBS '진실게임'에 출신이다. 당시 '진실게임'에서 그는 하버드 수석 연기를 했고 곧바로 개그맨 김한석의 눈에 띄었다. 이방용은 "김한석 선배가 기획사를 알아보라고 추천해 주셨다. 사실 당시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하던 일도 있었고‥". 당시 이방용은 트럭에 양말을 싣고 다니며 양말을 파는 '양말장사'였다. 비록 작은 규모였지만 이방용의 통통튀고 재치있는 입담 덕에 엄연히 실속 꽉찬 사업체였다. 쉽게 포기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방용은 "본격적으로 개그맨이 되겠다고 마음 먹고 양말장사를 정리했다. 살림이 훨씬 어려워진 것은 어쩔 수 없다"며 "한동안은 방송에 출연하는 중에도 대리운전 아르바이트까지 해야했을 정도"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문규박은 일찌감치 부터 학창시적을 보낸 안양에서 자신의 끼를 과시하고 다니던 경우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친구들과 함께 개그팀을 만들어 거리공연을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월드컵이라는 큰 축제를 나 나름대로 즐기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시민들 반응이 예상외로 괜찮은 편이었다. 거리에서 공연을 한다는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쉽지 않았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내 개그에 웃고 박수쳐주는 모습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들기 시작 했다"는 것.

문규박은 "공연을 구경하시던 시민들의 '너 때문에 축구 이겼다'는 말 한마디에 무작정 신이 났던 것 같다. 용돈 벌이 역시 당시로써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고 웃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서태훈은 비교적 엘리트 코스(?)를 밟아 왔다. "서울예술대학에서 개그동아리에 들어가며 개그를 시작했다. '컬투의 2시 탈출' 라디오에 일반인 출연자로 나온 것이 첫 방송 출연이었다. 컬투 선배님들 눈에 띄어 본격적으로 데뷔하게 됐다"는 것.

같은 팀의 두 형들에 비해 비교적 어린 나이의 서태훈은 "어렸을 때부터 방송 MC 라디오 DJ가 꿈이어서 컬투는 누구보다도 가장 닮고 싶은 개그맨들이었다"며 "당시 컬투 소속사에서 제의가 온 것 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땅사'의 '설이별이' 코너는 SBS '웃찾사-최강조교 문조교'부터 호흡을 맞춰왔던 세 사람이 3년을 넘게 다듬었던 아이템이다. 서태훈은 "사실 거지라는 소재 자체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서 이 안에 각자의 개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우리만의 무언가를 녹여내야 했다. 그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으며 "캐릭터 개그, 말장난, 몸 개그 같은 다양한 개그 코드들을 하나에 담아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이방용은 "각자 자신이 장기가 있고 그것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개그는 호흡인 것 같다"며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고 아무리 튀는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해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호흡이 맞지 않으면 관객들의 웃음을 줄 수 없다"고 덧붙여 설명한다. 문규박은 "그런 점에서 우리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며 "서로에 대한 믿음이나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만큼은 어느 개그팀이 부럽지 않다"고 덧붙인다.

아직 이들에게 개그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 세 �은 개그맨들의 서로에 대한 신뢰가 현재처럼만 지속될 수 만 있다면 시청자들은 늘 이들에게 '믿음직한 웃음'만은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강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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