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실속없는 공무원 대상 '세종시 주입 교육'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22일 오전 10시 과천 정부청사 기획재정부 지하 대강당. 1000석이 넘는 극장식 강당에 200명 남짓한 재정부 공무원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잡았다.
국토연구원 수도권 전략센터장의 세종시 발전방향 교육을 듣기 위해서였다. 이 강연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공무원들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한 각 부처 순회 교육 중 하나다.
하지만 재정부 공무원들은 일주일 전 서종대 세종시 실무기획단 부단장을 통해 수정안의 내용과 배경을 한 차례 들은 바 있다.
업무에 바쁜 공무원들을 모아놓고 비슷한 주제를 가지고 며칠 만에 다시 교육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내용이 공개되지나 않을까` 기대를 했던 기자는 맥이 빠졌다.
교육 내용은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진 세종시 발전 방향을 재탕하는 수준이었고, 공무원들에게 와 닿을 만한 새로운 내용은 전혀 없었다. 정부의 공식 발표와 언론을 통해 알려진 내용을 연거푸 들어야 하는 공무원들 역시 맥이 빠지기는 마찬가지였다.
냉기가 도는 대강당에서 이뤄진 재탕·삼탕의 주입식 교육은 마치 `민방위 정신교육장`을 연상케 했다.
눈을 감고 조는 사람, 업무를 들고 와 눈칫밥을 먹으면서 처리하는 사람, 아예 교육장을 빠져나가 업무에 복귀하는 사람... 물론 교육에 충실히 임하는 공무원도 일부 있기는 했지만.
교육장을 빠져나가는 한 공무원은 "교육을 받으라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나왔지만, 이미 다 알려진 내용이다 보니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네요"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주입식으로 잘 숙지해 설 명절에 고향에 가서 일가친척에게 잘 알리라는 취지겠죠.."라며 냉소를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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