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투자했던 갑 을 병 씨의 성적표는?
지난 2002년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시절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이후 엎치락뒤치락 끝에 2010년 1월 11일 마침내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됐다. 이 8년동안 행정수도 혹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미래를 놓고 수많은 투자자들이 연기ㆍ공주 일대 부동산을 들쑤셨다. 하지만 투자했던 시기와 장소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향후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궤도를 수정한 신 세종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이전의 투자사례를 꼼꼼히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수익은 수익을 낳고…미소 짓는 갑씨=갑씨는 지난 2002년 말 충남 연기군 남면 대평리 농지 2필지를 3.3㎡당 7만원에 샀다. 이후 2003년 12월 신행정수도 특별조치법이 국회 본희의를 통과하면서 이듬해인 2004년에는 12만~13만원으로 뛰었다. 이후 2005년 1월 충남 연기ㆍ공주로 16부4처3청을 이전하는 특별법이 국회에 제출됐고 두달 뒤인 3월 토지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보상조사에 들어가 12월 수용 및 보상을 완료했다. 갑씨가 취득한 농지는 차가 다니는 길에 접해 있어 3.3㎡당 27만원에 보상을 받았다. 갑씨는 이 돈으로 2006년 논산과 부여 일대 대토를 취득했다. 당시 이 일대 농지 가격이 4년 전 가격인 6만~7만원 수준이었고 대평리 반경 80㎞ 내의 토지를 확보해야 양도세가 감면되기 때문. 세종시 보상 받은 사람들 중심으로 논산, 부여 등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농지 가격도 3.3㎡당 2만원 정도 올랐다. 게다가 산업단지, 호남고속철도 남공주역 등의 개발호재가 있어 논산, 부여 일대 토지는 꾸준히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자들의 분석이다.
▶반토막 난 땅값, 얻은 것은 고작 쌀 한 가마니…한숨 쉬는 을씨=
을씨는 2004년 대덕테크노밸리 보상을 받고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 투자를 고려했다. 하지만 당시 토지거래허가 등 규제로 묶여 있어 여의치 않자 후광효과를 기대하며 주변지역 2선지구인 대박리, 달전리, 황룡리 일대를 노렸다. 당시 3.3㎡당 가격은 30만원대. 2년 후 행정도시가 착공에 들어가면서 가격은 53만원까지 뛰었다. 을씨는 행정기관이 들어오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행정도시는 삐걱거렸고 1년 만에 가격은 20만원대로 반토막 났다. 660㎡를 3.3㎡당 30만원 총 6000만원을 투자한 땅에서 현재 을씨가 얻는 수익은 10만원 정도 하는 쌀 한가마니가 전부다. 하지만 을씨는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주변지역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 땅값을 묻는 외지인이 늘고 있고 주변 미분양 아파트도 조금씩 소진되는 분위기다.
▶원주민 딱지 거품안고 구입…쓴웃음만 짓는 병씨=
병씨는 세종시에 투자하겠다고 마음 먹고 원주민 딱지가 한참 나돌던 2007년 조치원읍 중개업소에서 7000만원을 주고 매입했다. 한 때 1억원을 호가했던 딱지 가격은 세종시가 비틀거리면서 지난해 8~9월에 2500만원까지 급락했다. 고민을 거듭하던 병씨는 이명박 정부를 믿고 지난해 10월 이주자택지를 분양받았다. 조성원가의 70%인 1억6000만원에 딱지값 7000만원을 더해 결국 일반분양 가격에 받은 셈이다. 그래도 분양받은 땅이 위치한 갈운리, 보정리 일대는 세종시 조성 당시 중앙행정 예정지 뒤편에 있어 입지가 가장 좋은 곳으로 꼽혀 그나마 위안을 삼고 있다. 연내 2차 분양이 예정된 지역은 이보다 입지적 매력이 떨어져 향후 상대적으로 갈운리, 보정리 일대의 기대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고 중개업자들은 보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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