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완 기자가 간다] 박은혜 14시간 현장매니저 체험

2010. 1. 1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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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기자) "해완씨~. 귀고리 좀 골라줄래요? 이게 좋을까요? 아님 저게 좋을까요?"(박은혜) 한류스타 박은혜와의 첫 대면은 이러했다. 1일 매니저 체험을 '제대로' 하기 위해 현재 가장 바쁜 스케줄을 소화 중인 박은혜를 섭외했다. 체험 당일인 지난 6일, 박은혜는 MBC 새 아침극 '분홍 립스틱'(11일 첫 방송) 제작발표회와 드라마 촬영이 동시에 잡혀 있었다. 오후 1시,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뷰티 전문 업체에서 진짜 매니저인 윤호진 팀장과 대기를 시작했다. 맨얼굴의 박은혜는 미용을 받으면서 오늘 있을 스케줄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었다.

  ▶1PM~4PM: 뷰티샵 대기 및 제작발표회장 이동 박은혜와 기자는 이미 '술술토크' 코너를 통해 만나 서먹함은 없었지만 내심 기자가 매니저로 나선다니 불안해하는 눈치였다. 박은혜는 "쉽지 않을 텐데 잘 해낼 수 있겠어요? 어찌 영~ 불안한데..."라며 눈을 흘겼다.

 "장서희씨 보디가드 체험을 해본 적이 있고, 말 보단 행동으로 입증하겠다"고 자신하며 안심시켰다. 박은혜는 보디가드 경력이 있다는 말에 "믿어 보겠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뷰티샵은 연예인들에겐 휴식처나 다름없었다. 박은혜 역시 뷰티샵에선 직원들과 '언니, 동생'이란 호칭을 사용하며 가족 같이 지냈고, 잠시나마 눈을 붙일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매니저에게도 뷰티샵은 휴식처였다. 메이크업 1시간, 헤어스타일 30분, 의상 및 액세서리를 고르는데 30분이 걸렸다. 밀린 과제(세차, 스케줄 조정 등)가 없는 한 대기하는 동안 잠시 쉴 수 있었다. 하지만 1일 매니저에게 2시간은 지루하기만 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했다. 그 때 액세서리를 고르던 박은혜가 1일 매니저를 호출했다. 오늘 스케줄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말과 함께 의상에 맞는 귀고리를 골라달라고 했다. 담당 스타일리스트가 있었지만 1일 매니저의 안목을 확인해 보고 싶었던 것 같다.

 '팜므파탈' 스타일과 어울리는 귀고리를 골라준 1일 매니저는 박은혜와 함께 종종걸음으로 밴에 몸을 실었다. 30분 안에 청담동에서 제작발표회가 열리는 여의도 MBC 방송센터로 이동해야 했다. 점심은 밴 안에서 토스트로 간단히 해결했다.

 ▶4PM~7PM: 제작발표회 및 방송 인터뷰 여의도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출연자 대기실로 향했다. 그 곳에서 박은혜는 '분홍 립스틱' PD 및 동료배우 이주현 박광현 서유정에게 1일 매니저를 소개했다. 박광현은 "힘들 텐데 잘 해봐요~"라며 다독거렸고, 다른 매니저들과는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대기실에선 배우들이 제작발표회에 있을 상황들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았다. 이주현은 "기자들이 질문을 많이 해줬으면 좋겠는데, 어색한 침묵이 흐리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고, 다른 배우들도 그의 말에 동감했다.

 제작발표회가 시작됐다. 30분간의 포토타임을 가진 배우들은 기자들이 모여 있는 회의실로 향했다. 질의응답 시간이 왔지만 질문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사실 이러한 풍경은 자주 연출된다. 개별 인터뷰가 아닌 공동 인터뷰의 경우 질문이 잘 나오질 않는 편이다.

 평소였으면 기자석에 앉아 침묵의 대열에 동참했을지 모르는 1일 매니저는 이날만큼은 매니저의 입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지켜봤다. 어색한 기류가 흐르자 '질문 좀 하지'란 생각에 속상했다. 결국 몇몇 기자들이 던진 질문을 제외하곤 사회자가 준비한 질문들로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배우들은 개별 방송 인터뷰를 가졌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갑자기 휴대폰 벨소리가 울렸다. 낯익었다. 모두들 '누구 휴대폰이야?'란 표정으로 두리번거리는 사이 1일 매니저는 휴대폰을 재빨리 꺼내 전원을 껐다. 민망해서 얼굴을 들지 못하자 이주현이 농담조로 "저 분 누구 매니저인데 휴대폰 소리를 저렇게 당당히 켜놓은 거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7PM~11PM: 다시 뷰티샵 그리고 저녁식사 제작발표회를 마치고 다시 청담동으로 방향을 잡았다. 드라마 촬영에 맞는 미용을 다시 받기 위해서다. 1일 매니저는 피곤한 나머지 곧바로 꿈나라로 떠났다. 박은혜는 이동하는 동안 남편과 통화했다. 제작발표회를 무사히 마쳤음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청담동에 도착해 대기하는 동안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협찬사에 들려 물품들을 반환했다. '이제 좀 쉴 수 있으려나'란 생각을 할 찰나, 윤 팀장의 휴대폰이 끊임없이 울리기 시작했다. 잡지 화보 섭외 및 언론 인터뷰 문의 전화였다. 윤 팀장은 머리를 쥐어짜며 스케줄을 조정했고, 그 사이 박은혜가 팜므파탈에서 청순 모드로 변신한 채 샵에서 나왔다.

 오후 10시, 드디어 기다리던 식사 시간이 돌아왔다. 일행은 한식당에 들렸다. 박은혜는 "신입 매니저가 첫날부터 너무 좋은 음식을 먹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에 예정돼 있던 드라마 리허설이 밤 12시로 미뤄지는 바람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었던 것. 박은혜는 "사실 이렇게 편하게 앉아 밥을 먹기 쉽지 않다"며 "오늘 운이 좋다"고 했다.

 ▶11PM~3AM: 다시 여의도 그리고 드라마 리허설 배불리 먹고, 다시 여의도로 향했다. MBC 방송센터에 도착하자 배우들이 대기실에서 제작발표회 관련 기사를 훑어보고 있었다.

 밤 12시30분, 세트장에선 리허설이 시작됐다. 배우들은 전날에도 새벽 6시까지 촬영을 강행했지만, 피곤한 기색 없이 제작진과 대본을 보면서 세트장 곳곳을 누볐다. 박은혜는 리허설 도중에도 방송 인터뷰를 해야 했다. 눈이 심하게 충혈 됐을 만큼 피곤한 상태였지만 그녀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1일 매니저는 밀려오는 졸음을 떨치기 위해 허벅지를 꼬집었다. 그 때 이주현이 다가와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다"며 '판다'란 별명을 지어줬다.

 리허설은 새벽 3시가 돼서야 끝났다. 다시 대기실로 돌아왔을 때 박은혜가 "너무 피곤해 보인다"며 "퇴근하라"고 했다. "괜찮다"며 손사래 쳤지만, 쏟아지는 피로를 못이긴 몸이 1일 매니저를 자연스럽게 밖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말로만 듣던 '살인적인 스케줄'을 전부 소화해 보고 싶은 욕심이 컸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박은혜는 새벽 6시에 촬영을 시작해 오전 10시가 돼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박은혜와 일행은 집에서 2~3시간 정도 쉰 뒤 제주도 촬영을 위해 오후 3시 김포공항을 향해 출발했다.

  [밴 속 인터뷰] MBC '분홍 립스틱'은 세 명의 남자(독고영재, 이주현, 박광현)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되는 파란만장한 한 여자(박은혜)의 사랑과 성공 이야기다. 이 여자는 순수하고 밝지만 믿었던 친구(서유정)와 남편(이주현)에게 배신 당한 후 인생의 밑바닥까지 곤두박칠 쳤다가 결국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다.

 -이번에 맡은 배역이 그동안 맡았던 것들과 많이 다른데. ▶그동안 악역을 더 많이 했는데 시청률이 잘 안 나와서 많은 분들이 잘 모르시는 것 같아요. 이상하게 제가 착하게 나오면 시청률이 잘 나왔거든요. 제 생각에 이번 작품은 그동안 제가 해봤던 모든 캐릭터들을 섞어 놓은 것 같아요. 착하다가 상처도 받고, 그러다 복수도 하고, 다시 상처를 받는 그런 캐릭터예요.

 -독고영재씨와 커플 연기를 선보인다던데. ▶독고영재 선생님을 실제로 보니까 더 멋있으시더라고요. 그 어떤 그윽함이 있으세요. 일단 그동안 해봤던 상대 배우 중 가장 연기력이 뛰어나신 분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기대가 많이 되는 게 많이 배울 수 있고, 제가 어떻게 하든 많이 맞춰주실 수 있잖아요.

 -박광현씨와는 SBS '토요미스테리 극장'에서 처음 만났다는데 에피소드가 있다면? ▶1997년, 제가 아무런 경력이 없던 신인 때 출연했던 작품이에요. 그 때 박광현씨를 처음 만났는데 제가 기억력이 안 좋아서 촬영이 끝나고 몇 년 후 TV에 출연한 광현씨를 보고도 긴가민가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제작진이 박광현씨한테 '은혜씨를 처음 보는 거냐'고 물으니까 '처음 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 때 그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나중에 '우리 저번에 본 적 있지 않나요?' 그랬더니 '네~' 그러면서 '토요미스터리 극장' 얘기를 하더라고요.(웃음)

 -방송에서 김희선씨와의 친분을 과시했는데. 어떻게 친해졌나. ▶예전에 연예인들이 소속된 인터넷 커뮤니티가 있었어요. 거기서 서로 채팅할 기회가 있어 처음으로 얘기를 주고받았어요. 제가 처음에는 희선이를 언니라고 불렀어요. 왜냐하면 저보다 한 학번 위거든요. 근데 저보고 '내가 왜 언니냐고, 동갑인데...'라고 말하는데 그간의 안 좋은 이미지가 딱 없어지는 거예요. '희선이가 여자들을 질투하고, 시기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고, 그게 사실이 아니었구나'라고 확신하게 됐죠. 그 후 실제로 만났는데 자기가 도와줄 게 있으면 주저 없이 도와주는 모습을 보고 의리있는 친구라고 느꼈어요.

 -보신각에서 2010년을 알리는 타종 행사에 참석했는데. ▶가문의 영광이죠. 제 신랑은 그 걸 녹화하려고 비디오카메라를 설치하고 기다렸는데 타종 행사를 보여주지 않는 채널을 틀어놓는 바람에 녹화를 못했어요. 그리고 77년생들이 올해부터 삼재가 풀린대요. 타종 행사에도 참석하고, 삼재도 풀린다는 얘기를 들으니까 앞으로 모든 일이 다 잘 풀릴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매니저 체험을 마치고] 기자가 체험한 현장 매니저는 하는 일이 정말 많았다. 운전은 기본이고,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보디가드, 끼니마다 식사 챙겨주기, 심심함을 달래주는 말동무되기, 스케줄 정리 등 만능이어야 했다. 거의 매일 12시간 이상을 함께 지내는 만큼 연예인과 매니저의 호흡은 매우 중요했다.

 그렇다면 매니저에게 기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일까. 박은혜는 "시간약속, 전화 받기, 거짓말 안하기가 가장 필요한 덕목인 것 같다"며 "배우가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는데 전화를 잘 안 받는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또 현장에 30분 늦게 생겼는데 '거의 다 왔다'고 거짓말을 할 경우 현장 사람들은 그 말만 믿고 계속 기다리게 된다. 차라리 그럴 땐 솔직한 게 좋다"고 했다.

 현장 매니저들은 어떤 애로사항이 있을까. 한 매니저는 "사람들이 현장 매니저를 보통 '로드 매니저'라고 부르는데 그런 표현을 들으면 힘이 빠진다"며 "로드 매니저라고 하면 단순히 운전만 하는 사람으로 받아드려질 수 있는데, 알고 보면 현장 매니저들이 담당하고 있는 일이 정말 많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매니저는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별 일 다 생긴다. 그럴 때마다 화를 참는 게 가장 어렵다. 내가 참지 못하면 결국 내 연예인이 욕을 먹기 때문에 끝까지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엔터테인먼트팀ㆍparasa@sportschosun.com>< scnewsrank > 1박2일, 박찬호 얼음물 입수하자 시청률 41%! 초대박 레인보우 김재경, 아라 닮은꼴에 우월한 섹시댄스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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