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발표 임박..재계 '관망 모드'

2010. 1. 1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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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재계는 세종시 투자기업의 면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막판까지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세종시 투자' 기업으로 이미 드러난 삼성ㆍ웅진ㆍ한화 그룹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대체로 "정부 안이 구체적으로 나와봐야 한다"며 관망자세를 유지했다.

삼성그룹은 언론 보도를 통해 상당히 구체적인 수준의 세종시 투자 방안이 공개됐지만 `침묵'을 지켰다.

삼성 관계자는 "정부 안이 공개되기 전이어서 할 말이 없다"며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돼야 투자계획 등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과 관련해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다만 "정부가 제시한 조건이 파격적이어서 새로 시작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의 세종시 입주를 검토해 볼만하다"고 밝혀 여지를 남겼다.

효성그룹은 조석래 회장이 최근 "세종시에 미래사업과 관련된 연구소를 설립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정부와 조율되면 그룹 차원에서 관련 분야의 입주계획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세종시에 7만㎡ 규모의 식품과학연구소를 세울 것이라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 현재까지 검토한 적 없다"고 강력히 선을 그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 홍보실장 장병수 전무는 "세종시 수정안 초기에도 롯데가 맥주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나왔는데 모두 사실무근으로 밝혀지지 않았느냐"면서 "현재로서는 세종시 입주에 대한 어떤 검토도 안 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롯데의 세종시 투자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포스코는 "정부의 수정안이 구체적으로 나와봐야 한다"며 "현재로선 긍정적인 것도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라는 입장으로 일단 관망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포스코는 지난주 신성장 사업분야를 세종시에 입주시키기로 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부인했었다.

하지만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7일 한 행사에서 "때가 되면 다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뚜껑'을 완전히 닫진 않았다.

현대ㆍ기아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 또는 전기차 등 친환경차 관련 공장 및 연구시설이 입주하기로 결정됐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지만, 막판까지도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안 간다"며 소문을 일축했고 신수종 사업으로 연구소 등이 입주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장이든 연구소든 현재로선 갈 만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정부 발표에서는 빠지더라도 앞으로 추가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향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뭔가가 결정된다면 그때 발표할 것이고 지금은 어쨌든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관련 투자를 대폭 늘릴 예정인 만큼 향후에라도 세종시에 입주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LG그룹은 정부의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세종시 관련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LG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 8일 "세종시와 관련해 수정안과 입주조건이 구체적으로 나오는 대로 계열사 중 몇몇 회사를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입주 타당성과 적합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전향적인 태도다. 일각에서는 세종시에 입주할 LG그룹 계열사로 LG생활건강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자, 디스플레이, 이노텍 등 주력 계열사들이 파주 디스플레이 단지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LG그룹이 세종시에 투자할 여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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