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스포츠카보다 빠르고, 세단보다 안정적인 SUV - BMW X6M

2010. 1. 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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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X5와 X6에 M 버전이 도입됐다. X5M과 X6M이다. BMW 최초의 SUV M버전이다. BMW에서는 SUV라는 말 대신에 SAV(스포츠 액티비티 비클)이라는 말을 쓴다. 하지만 좀 더 보편적 개념인 'SUV' 라는 용어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X5 M과 X6 M의 탄생은 SUV에 고성능 스포츠카 버전이 도입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SUV의 범위가 훨씬 더 넓어지는 셈이다. 겨울비가 내린 뒤 12월 초 어느 날, 신차 발표회를 막 마친 따끈한 X6M을 타고 한 시간 동안 인천대교와 영종도 일대를 달릴 수 있었다.

마크가 주는 힘은 크다. 똑 같은 외모지만 M 마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차의 가치는 크게 달라진다. 군대 경험이 있는 이들은 알 것이다. '민정경찰' 이나 혹은 '수색대' 마크가 얼마나 사람을 달라보이게 하는지. 같은 군복을 입었으나 '윙' 마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무게가 달라진다. 계급장과는 또 다른 힘이다. M 마크도 비슷하다. 실제 내재하는 힘과 고성능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M'이라는 마크 하나로 차의 실체를 간단히 보여준다.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면 가벼운 핸들이 느껴진다.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처녀들의 엉덩이처럼 가벼운 핸들이다. 가속 페달도 경쾌하다. 하지만 고속에서는 경쾌함이 사라지고 핸들이 무거워진다.

핸들은 3.5회전으로 완전히 감긴다. 체격이 큰 SUV인 만큼 핸들에 여유를 둬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장하려는 것이다. 속도를 높이면 좀 더 타이트한 스티어링 성능을 느끼게 된다.

넘치는 힘이 2380kg의 거구를 가뿐하게 끌고 간다. X5M과 같은 엔진은 4395cc에 최고출력 555마력, 최대토크 69.4kg.m다. 마력당 무게 비 4.3kg, 토크당 무게비는 34.3kg. M이 아닌 X6이 최고출력 407마력으로도 이미 충분한 파워인데 이를 555마력으로 끌어올렸으니 힘에 관한 한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신형 M 트윈파워 터보 엔진은 트윈 스크롤 트윈 터보 기술뿐 아니라 실린더들 사이에 커먼 배기 매니폴드를 장착한 세계 최초의 엔진이다. 터보차저와 촉매 변환장치가 양 실린더 사이 V 섹션에 자리하고 있어, 힘의 선형 폭발로 일관성 있는 토크 흐름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BMW M 카 특유의 민감하고 즉각적인 반응을 보장한다.

제로백 4.7초에 0-200km/h는 16.9초. 숫자로 말하는 성능 하나 하나가 말초 신경을 자극하며 일일이 확인하고픈 욕구를 끌어낸다. 아니다. 확인하고 싶은 게 아니다. 경험하고 싶은 것이다. 도로 위에서 이런 극한적인 성능을 경험할 수 있는 차는 그리 많지 않다. 더구나 SUV임에야.

송도 국제도시 시가지를 순식간에 벗어나 인천대교 위에 차를 올렸다. 차체에 부딪히는 바람 소리가 들린다 싶을 때 속도를 체크해보니 시속 170km. 이미 고속주행상태다. 나중에 자리를 바꿔 앉았을 때 C 필러를 타고 흐르는 바람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는 거침없다. 밟는 만큼 나간다. 시속 200km를 넘긴 지가 한참인데도 가속감은 줄어들지 않는다. 운전자만 차를 제대로 컨트롤하면 속도는 시속 250km도 어렵지 않게 넘긴다. 제원표 상의 제한속도는 시속 260km지만 실제 주행 중 계기판 상으로는 그 이상까지도 속도가 올라갔다.

경이로운 것은 그 속도에서도 차가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스포츠카도 아닌 차 높이 1764mm에 달하는 SUV가 시속 250km를 안정감 있게 달린다는 건 놀라운 경험이다. 이름하여 BMW X 드라이브와 DSC의 효과에 더해 다이내믹 퍼모먼스 컨트롤의 역할이 크다. 구동력이 앞 뒤 액슬로만 배분되는 게 아니라 뒷바퀴의 왼쪽과 오른쪽 타이어로도 구동력이 주행 상황에 맞춰 배분되는 것. 차의 조향성능과 안정성에 큰 도움을 주는 기술이다.

엔진룸을 열면 V 8 엔진의 당당한 모습을 만난다. 엔진은 프런트 액슬에서 뒤편으로 치우쳐 자리했다. 무게 중심이 미드십 쪽으로 기울어 그만큼 차의 안정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180km/h 전후의 고속에서 차선 변경을 시도했다. 뒤가 밀릴 법도 했지만 타이어는 밀리지 않고 차체를 잡아채며 달렸다. 어기간한 스포츠카는 우습게 추월할 기세다.

핸들에 달린 패들 시프트는 부드럽지 않다. 딱딱하고 거친듯한 감이지만 대신 정확하게 작동하는 느낌이다. 핸들에는 또 하나 중요한 버튼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M'버튼이다. 이 버튼을 눌러야 비로소 이 차의 진정한 맛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를 누르면 DSC의 개입을 늦춰 운전하는 즐거움을 극대화 시킨다. 구동력도 후륜으로 좀 더 많은 비중을 둔다. 심지어 드리프트까지 구사할 수 있다고 BMW는 설명한다.

M 모드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rpm 게이지를 크게 보여준다. 속도계보다 rpm위주로 운전하는 스포츠 드라이빙을 권하는 것.

서스펜션은 무척 단단하다. 그렇다고 노면 쇼크가 피곤하게 시트를 통해 몸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노면 충격은 단 한번으로 걸러낸다. 두 세 차례 이어지는 흔들림이 거의 없다.

전자 제어식 댐퍼 및 어댑티브 드라이브, 에어 서스펜션 등이 조화를 이루며 차의 균형을 잡아준다. 게다가 X6M은 기존 X6보다 높이가 10mm 낮아졌다. 주행특성이 그만큼 안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차는 조용하지 않다. 물론 일상주행 영역에서는 정숙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지만 M을 조용하게 타는 건 예의가 아니다. 조금은 와일드하게, 거칠게, 다이내믹하게, 힘 있게 다루는 게 이 차를 제대로 타는 비결. 잘 튜닝된 엔진소리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바람 소리에 섞여 들려오는 엔진 소리가 즐겁다.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동력 성능을 제대로 보필한다. 브레이크가 앞에는 네 개의 피스톤으로 고정된 캘리퍼, 뒤로는 스윙 캘리퍼를 사용하는 경량 브레이크 디스크가 적용됐다. 20인치 경합금 휠을 적용해 앞에는 275/40 R 20, 뒤에는 315/35 R 20 타이어를 사용한다. 뒤에 더 큰 사이즈를 적용한 것은 뒷바퀴 힘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구동력도 제동력도 확실하게 보여준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안전띠가 확실하게 몸을 조여 준다. 급제동을 하면 안전띠가 거칠게 조이며 몸을 당긴다. 싫지 않다. 거칠지만, 차가 나를 안아주는, 보호해주는 느낌을 전해줘서다.

판매가격 1억6190만원. BMW + M + SUV의 조합으로 이 가격이라면 비싸다고 눈 흘길 일은 아닌 것 같다. 게다가 이 차는 자태가 아름다운 쿠페 스타일 아닌가. 물론 그 때문에 4명밖에 탈 수 없지만….

글 오종훈 오토다이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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