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5단체장에 듣는다 손경식 상의 회장
"정부 내년 확장기조 유지해야"
기업애로.규제 해소, 세제건의에 중점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내년에 정부는 당분간 경제적으로 확장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연합뉴스와의 신년인터뷰에서 내년 정부 경제정책에서 가장 바라는 부분에 대해 이같이 대답하고 "출구전략은 준비는 갖추되 시행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봐가면서 신중히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 문제에 대해 "회원기업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나 의견전달이 필요할 경우 상의가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회장은 내년에는 민관 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을 통한 기업 애로 해결과 세제개선 건의, 전 세계 상공회의소와의 협력 강화 등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손 회장과의 일문일답.
--내년 세계 및 국내 경제를 전망해달라.
▲ 2010년 세계경제와 국내경제는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은 회복이 다소 더디겠지만 중국, 인도 등 개도국은 높은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다. 우리 경제도 4∼5% 정도 성장할거다. 투자와 소비도 회복세를 보이겠고 물가는 3% 이내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불안 요인도 있다. 세계 금융시장이 아직 안정돼 있지 않고 환율 움직임도 불안하다. 세계 각국이 출구전략을 시행할 때 우리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내년 상의의 중점 사업을 소개하면
▲ 정부와 국회에 정책 및 입법 건의 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다. 특히 민관 합동 규제개혁추진단을 통해 기업의 애로를 해결하는 데 힘을 쏟고 고용 창출과 투자 확대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찾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 기업하기 좋은 여건을 위해 세제개선도 적극 건의할 것이다. 전세계 상공회의소와의 협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상의의 입장은, 기업 이전에 일정 역할을 할 계획 있나.
▲ 세종시 문제는 국가와 해당 지역에 경제적으로 유리한 방향에서 합리적으로 처리돼야 하며, 정치쟁점화된다거나 논쟁이 장기화하면 국력낭비가 커진다. 기업들의 세종시 이전 문제는 기본적으로 기업들이 각각의 경영여건과 전략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다. 다만 회원기업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나 의견전달이 필요할 경우 기업 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전달하는 창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점수를 준다면? 또 내년 경제정책에서 정부에 가장 바라는 것은?
▲ 올 한해 정부의 정책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경제회복이 빨랐고 여러 가지 경제 운용의 성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내년에는 당분간 확장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 출구 전략은 준비는 하되 시행은 국내외 경제 상황을 봐가면서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과거 미국과 일본에서도 출구전략을 성급히 썼다가 곤욕을 치른 전례가 있다.
--노동관계법 개정에 대한 상의의 현재 입장은
▲ 전임자 급여지급은 바람직하지 않다. 노동조합원을 위해 일하는 것이므로 노조가 지급해야 하며 노조로서도 사용자로부터 임금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떳떳하지 못하다. 사용자가 전임자 임금지급을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전임자가 너무 많고 또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앞으로 노조 스스로 전임자를 줄여야 하며 조합비도 올려야 한다. 복수노조는 당장 시행한다면 노조의 난립으로 혼란이 오고 노조간의 경쟁으로 기업에 큰 피해가 올 것이다. 노사문화가 성숙할 때까지 시행을 유예해야 한다.
--지방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경제단체로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 지방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과 도소매업이 지난해 활발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올해 경기 부진으로 지방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증가한 것이 지방경기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내년 2월 말로 끝나는 양도세 감면제도와 6월 말로 종료되는 취.등록세 감면조치를 연장할 필요가 있다. 이밖에 4대강 살리기 사업, 혁신도시 및 기업도시 건설, 지방으로의 원활한 투자유치 등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이다.
--세제발전심의위원장으로서 최근 법인세.소득세율 인하 유예에 대한 의견은
▲ 정부가 재작년 말 국회에 제출한 감세안이 대폭 수정될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 내수를 촉진해 경제를 활발히 하는데 도움을 주는 감세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는 원래의 계획대로 시행돼야 한다.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도 투자 유도를 위해 그대로 유지됐어야 했다. 아직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하다.
--중소기업 애로 해소 계획은
▲ 기업애로종합지원센터나 중소기업경영자문단 등의 활동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금융, 세제, 규제 등 법제도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건의도 활발히 해 나갈 것이다.
--정부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에 대한 산업계 입장은
▲ 정부의 의욕적인 감축목표 제시로 우리나라는 녹색성장 시대를 선도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게 됐지만 기업의 비용부담과 산업경쟁력 저하는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형 업종은 영향이 크다. 감축량의 산업 부문별 분배 과정에서 산업계가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감축 목표 할당이 이뤄지길 바란다.
--경제인 사면 건의 대상자가 너무 확대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 처음 71명의 사면을 건의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이후 몇 명 추가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전체 대상자가 늘어났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비중 있는 역할을 했던 분들이 주로 대상에 포함됐다. 심사는 정부가 잘 알아서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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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편집: 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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